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위원회가 상임위 및 소위 회의 중 코인 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제명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부결했다. 소위는 국민의힘 의원 3명, 민주당 의원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찬성 3표, 반대 3표가 나와 과반이 안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위원 전원이 부결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윤리특위 윤리심사자문위는 지난달 20일 김 의원에 대해 최고 징계 수위인 '의원직 제명'을 권고했다.
윤리특위 소위의 결정에 따라 김 의원 제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김 의원 제명안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윤리특위 소위에서는 다시 논의되지 않는다. 남은 선택지는 소위에서 징계 수위를 낮춰 재표결하거나 '제명안 부결' 상태로 윤리특위 전체회의로 넘기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제명'은 논의나 표결 대상에서 빠진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내년 총선 때까지 거액의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며 국회의원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부결은 예상됐던 바다. 윤리특위 소위는 지난 20일 김 의원 징계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이 소위 개회 직전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자 돌연 표결을 30일로 미뤘다. 그 뒤 민주당에서 김 의원을 감싸는 발언들이 나왔다. 김 의원과 함께 친명계 모임인 '7인회' 멤버로 윤리특위 위원인 김영진 의원은 "불출마 선언으로 합당한 처벌을 스스로 내렸다"며 "제명은 마녀사냥적 성격도 있다"고 했다.
제명안 부결의 근저에는 이런 저질 동업자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겸직이 금지된 국회의원의 신분을 망각하고 상임위 및 소위 회의 때 무려 200여 회나 코인 거래를 한 윤리적 타락에 대해 이렇게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이는 민주당의 윤리 의식이 마비를 넘어 구제불능으로 타락했음을 생생히 보여 준다. 당명의 '민주'라는 단어에 오물을 끼얹고 수권(受權) 자격에 '아니오' 딱지를 스스로 붙이는 자해행위이다. 이러고도 앞으로 선거에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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