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노인 의료체계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노인 의료와 복지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요양병원들은 불합리한 수가 체계 등으로 노인 의료체계가 뿌리째 흔들릴 지경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지난 4월 회장으로 취임한 남충희 대한요양병원협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요양병원의 현안을 짚어봤다.
남 회장은 1일 단위로 수가를 산정하는 방식인 '일당정액제'가 지난 2008년 시행된 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남 회장은 "인건비, 물가 상승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수가 체계가 지속되면서 요양병원은 중환자를 볼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다"며 "최소한 약품만이라도 행위별 수가를 적용해 양질의 약품을 어르신들에게 사용하는 것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간병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높이려면 '간병급여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월 200만~300만원의 간병비를 가족이 부담하는 것은 국가가 책임을 방임하는 것"이라며 "요양병원만 간병급여화를 적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집, 요양 시설, 일반 병원 등 어디에 있든 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가 상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져, 하위 5%로 평가받은 병원은 각종 수가를 받지 못해 폐업 위기에 몰리고 있다"며 "일정 기준을 제시하고, 일정 기간 그 기준에 도달하지 않는 병원에 대해 제재를 한다거나, 패널티를 주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남 회장은 퇴원 후 환자 방문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가 전국 곳곳에 있는 요양병원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면 우리나라 의료체계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남 회장은 환자 안전과 질 향상을 위한 '스마트 요양병원'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우선 'AI 간병'은 간병사가 놓치기 쉬운 부분을 '라이다'라는 센서를 이용해 파악하는 것이다. 야간에 환자가 특이하게 행동하면 센서가 울리며 초기에 발견할 수 있어 간병 공백을 만회할 수 있다"며 "또한 낙상골절 방지침대는 침대에 센서를 설치해 환자 움직임을 감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이드 레일이 자동으로 올라가 낙상을 미연에 방지하고, 낙상했을 때 빠른 대처를 통해 초기 응급조치를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더 나아가 기저귀 대신 와상 환자의 대소변을 자동으로 처리해 항상 깨끗함을 유지하는 장비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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