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공원에 방범용 CCTV 늘려주세요"

입력 2023-08-28 17:41:26 수정 2023-08-29 14:12:20

대구 도심 주요 공원 6곳 가보니…"방범용 CCTV 더 늘려야"
공원 찾은 시민들 "신림동 사건 때문에 공원 산책도 무서워"

28일 대구 중구 2.28공원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8일 대구 중구 2.28공원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27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남구의 앞산공원 낙동강승전기념관 인근 앞산자락길. 박성현 기자
지난 27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남구의 앞산공원 낙동강승전기념관 인근 앞산자락길. 박성현 기자

대구 도심 주요 공원과 산책로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 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발생한 '신림동 대낮 성폭행 살인사건' 등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를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영향이다.

매일신문 취재진이 27일 대구 중구, 남구, 수성구, 달서구 등 다수의 사람들이 오가는 도심 주요 공원 6곳을 취재한 결과 범죄 예방에 효과적인 '방범용 CCTV'에 대한 민원이 많았다. 산책로 등을 비추는 방범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구 경상감영공원에는 중구청과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카메라가 있지만, 문화재를 비추는 문화재 관리용이거나 공원 입구와 주변을 찍는 CCTV가 다수라 시민 불안감이 컸다.

경상감영공원과 약 600m가량 떨어진 2.28 중앙기념공원도 마찬가지다. CCTV를 관리하는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재 설치된 CCTV 통행로 곳곳을 비추고 있지는 않아서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CCTV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성구민들이 자주 찾는다는 범어공원도 산책로 내부를 비추는 CCTV가 잘 보이지 않았다. 수성구민 A(60대) 씨는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괜찮겠지만 신림동 사건이 떠올라 우려스럽다"고 걱정을 표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 찾은 남구 앞산공원에도 방범용 CCTV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이날 앞산공원을 찾은 30대 여성 정모 씨는 "평소에는 혼자서라도 등산을 자주 다녔는데 이번에 신림동 사건을 보고 친구와 시간을 맞춰 함께 다니고 있다"며 "공원 구석구석까지 CCTV를 설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범죄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원녹지법에 따르면 공원 관리 의무가 있는 지자체 등은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 도시공원 주요 지점에 CCTV와 비상벨 등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설치 간격이나 장소, 규격, 기준 등 구체적인 지침은 마련되지 않아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165만3천965㎡ 면적의 두류공원에는 60여 개의 CCTV가 있었지만 휴게소, 야외음악당, 주차장 등에 쏠려 있었고 공원 내 산책로나 운동시설 등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구시 공원조성과 관계자는 "이번에 사고가 났던 산지형 공원이 대구 안에 약 40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고,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구·군과 함께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CCTV 추가 설치 예산과 설치 시기 등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