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바다만을 남길 것"…日 오염수 방류 결정에 시민환경단체 반발 확산

입력 2023-08-22 16:01:22

굴욕 외교·방조 등 지적 이어져…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 기자회견

22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 철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 철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시민‧환경단체가 한목소리로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우리 정부의 방관하는 태도를 지적하며,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22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청년유니온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심판 대구시국회의'는 23일 오전 11시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일본 정부는 한국 대통령의 방임을 등에 업고,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는 일본 어민들을 끊임없이 회유하며 오염수를 투기하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이익은 없이, 사회경제적 손실과 두려운 바다만을 남길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일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해양투기 반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해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민주노총도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임선영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조직국장은 "정부의 굴욕외교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민주노총 차원에서도 조만간 논의를 거쳐 기자회견 등 상세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했다.

핵 오염수 방류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네이버 한 결혼식 준비 카페에는 "공식적으로 해산물 섭취 상관없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불안하다. 이제 뷔페 회도 못 먹는 건가"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댓글에는 "앞으로 몇 년간은 회를 실컷 못 먹을 것 같다", "회뿐만 아니라 오염수가 증발해 내리는 비를 맞은 농작물도 끝났다고 생각한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핵 오염수는 아무리 안전하다 강조하다 해도 결코 안전한 게 아니다. 일본 정부에서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세계 어느 시민들이 그걸 안전하다고 인정하느냐"라며 "대통령이 일관되게 방류를 허용하는 식의 태도를 취해 왔으니 일본으로선 대놓고 하는 거다. 일본 정부 책임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으로서는 우리 정부의 태도에 더 분개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