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이창형 대구가톨릭대병원장 "이식·고위험 산모·신생아 중환자 분야 필두로 최고 수준 의료 제공"

입력 2023-08-16 06:30:00

응급실·수술실·외래 등 병원 전반 탈바꿈…2025년 새병원 착공
의료 전반에 AI 접목한 스마트시스템 구축…진료 공백 없어
병원 구성원 결집 중요…향후 5~10년 후 한층 완성된 모습으로 성장

이창형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장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제공
이창형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장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제공

최근 국내 병원들의 최대 화두는 환자 중심의 스마트·디지털병원이다. 인공지능(AI) 바탕의 빅데이터, IT와 인공지능 기술을 의료에 융합해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고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은 최근 '새병원 추진단 발족식'을 열고 환자 중심의 스마트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새병원 추진단장을 맡은 이창형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병원의 전반적인 구상 등을 들어봤다.

-새병원 건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지난 4~5년간 대구 시내 다른 상급종합병원들은 규모 면에서 성장을 이뤘는데, 우리 병원은 파업 등으로 다소 정체된 면이 있었다. 지난 2014년 대구경북 권역 류마티스 및 퇴행성관절염 전문질환센터(T[데레사]관), 2016년 암센터‧장기이식센터를 오픈했는데, 그 후로는 건물을 새로 짓는 등 양적 팽창을 하지 못했다.

직원들에게 "우리는 열심히 했고, 내부에서의 잘못은 없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다른 병원들이 덩치를 계속 불린 외부 상황과 파업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가 잘 정리되지 못한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최근 3년간 병원이 큰 사업을 실시하지 못했었다. 이제 코로나 상황도 정리가 된 만큼 의료원이 한 단계 도약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판단했다.

정리하자면 ▷환자 중심 스마트병원 구축 ▷건물 확장과 재배치를 통한 공간의 효율적 이용 ▷외래‧입원‧응급실‧수술실‧각종 검사실 등에 환자 동선을 개선해 접근성을 높이려고 한다.

-새병원은 어떤 모습으로 구상 중인가?

▶새병원 규모는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이 건물을 짓게 되면 향후 10년간은 용적률 제한으로 더는 의료원 내 건물을 지을 자리가 없다. 즉, 건물을 하나 건축하는 것이지만 기존 T[데레사]관, S[스텔라]관과 연계해 전면적인 공간 재조정과 시스템 개편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새병원'이라고 내·외부적으로 공표를 했다. 직원들 스스로도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자는 측면이 있다.

우선 응급실은 복지부가 추진하는 응급의료체계 개편에 맞춰 우리 병원 응급실이 관련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작업에 들어간다. 현재 운영 중인 수술실을 더 늘리고 동시에 시설은 최첨단 스마트수술실로 조성한다. 중환자실끼리도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데 필요하면 위치가 이동될 수 있다.

병원 내 동선을 환자 중심 위주로 재구성해 환자의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현재 외래의 경우 1~3층에 유관 진료과별로 배치했는데, 센터 개념의 진료가 되지 않고 있는 점을 보완할 것이다. 새병원 건물을 지으면 외래는 특성화된 전문 진료센터 개념으로 확실히 재배치가 이뤄질 것이며, S[스텔라]관, T[데레사]관 1~3층에 있는 외래·검사시설들이 대폭 이전하거나 재배치될 수 있다.

새병원 건립에 따른 진료 공백은 없을 예정이며, 부지는 컨설팅업체에서 검토 중이다. 이 밖에 기존 병실 가운데 5, 6인실은 없애고 4인실로 바꿀 예정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전경.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제공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전경.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제공

-현재 추진단에서 하고 있는 작업과 당면 과제는?

▶매주 금요일 추진단이 컨설팅 업체와 타 병원을 방문해 벤치마킹을 하고 있고 이를 새병원에 반영하려고 한다. 벤치마킹 병원은 중앙대광명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세종충남대병원이다. 다른 병원을 답습하는 차원이 되어선 안 될 것이며 우리 병원에 맞게 접목할 것이다.

우리 병원은 4, 5년 전부터 스마트병원을 표방하면서 이를 추진하기 위한 기구로 '미래의료전략실'을 만들었다. 이후 AI DeepCARS, Voice EMR, 낙상예방솔루션, AI 영상판독 등 다양한 스마트 진료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의료 전반에 AI를 접목한 스마트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새병원을 지을 때도 스마트, 디지털병원을 위한 설계를 할 것이며, 기존에 있는 S[스텔라]관, T[데레사]관의 시설 보강도 계획 중이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컨설팅 작업이 올해 말 끝나면 내년부터 1년간 새병원 설계에 들어간다. 지금 계획대로라면 2024년 설계를 거쳐, 2025년 첫 삽을 뜨고 그때부터 최소 2년간 공사를 진행한다.

지금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뜻을 모으는 것이다. 컨설팅 과정에서 새병원 설립의 당위성에 대해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구성원을 얼마나 잘 결집하느냐에 따라 새병원의 모습이 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모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의료 측면에선 어떤 부분을 강조할 것인가?

▶병원 브랜드 네임을 높이려면 결국 최첨단, 고난도 수술과 시술을 잘하는 병원이 되어야 한다.

우리 병원의 강점이 이식 분야이다. 간 이식은 한강 이남에서 제일 많이 하고 진료 실적이 좋다. 기존에 최동락 교수(간담췌외과)가 있었다면 작년에 한영석 교수까지 추가되면서 앞으로 이식 분야는 더 강화될 것이다. 고위험 산모, 신생아 중환자 분야도 우리 병원의 강점이다. 의료진이 탄탄하고 환자가 많아 대구 다른 병원들보다 확실히 잘한다고 자부한다.

'이식, 고위험 산모, 신생아 중환자' 세 분야를 필두로 최고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는 병원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 새병원을 건축할 때도 이런 구상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이 이제 새로운 시도를 할 시기가 도래했다. 5년,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훨씬 완성된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의료진과 직원들도 한마음으로 병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