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를 받은 의원들의 실명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허위 사실' '악의적 여론몰이'라며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그 누구로부터도 돈 봉투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부정은 기본이고, "검찰의 야당 파괴 공작이 도를 넘고 있다"며 검찰 수사에 '정치 탄압'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물론 해당 기사를 "'카더라'식 내용을 사실 확인도 없이 기사화한 정치적 테러"라고 비난하며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검찰에 고소하겠다" "악의적 보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위협도 서슴지 않는다.
'돈 봉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돈 봉투 살포를 기획·실행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윤관석 의원 구속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재판부에 돈 봉투 수수 정황이 포착된 의원 19명을 거명했다고 한다. 이 중 10명은 2021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소회의실에서, 9명은 이튿날(29일) 국회 의원회관 등에서 윤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씩 든 돈 봉투를 건네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회의 참석 여부, 의원회관 출입 기록과 압수물, 관계자 진술과 '이정근 녹취 파일' 등을 종합 분석해 실명을 공개했다고 한다.
검찰은 윤 의원이 영장실질심사 당시 "검찰이 수수자 부분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항변하자 의원 19명을 돈 봉투 수수자로 특정했다고 한다. 이렇게 한 것은 그만큼 확실한 직·간접적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마구잡이로 의원들을 돈 봉투 수수자로 몰았다가는 엄청난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검찰이 그렇게 무모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실명이 공개된 의원들이 성실하게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다. 검찰은 이들을 순차적으로 조사할 것이다. 그때 당사자들은 국회를 '방탄복' 삼아 지금처럼 무조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할 것이 아니라 검찰에 사실대로 말하면 된다. 지은 죄가 없다면 이는 오히려 자신의 '무죄'와 '검찰의 무도함'을 입증하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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