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2패' 한국 여자축구 초라한 성적표로 월드컵 마감

입력 2023-08-04 13:58:27 수정 2023-08-04 19:58:27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서 1대 1 비긴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
지소연 등 '황금세대' 주축에 당초 기대감…체력 한계 드러내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조소현의 골에 힘입어 세계 2위 독일과 1-1 무승부를 거둔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조소현의 골에 힘입어 세계 2위 독일과 1-1 무승부를 거둔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1무 2패. 한국 여자축구의 '황금세대'라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성적표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독일과 비긴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3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1대 1로 비겼다.

지난달 25일 콜롬비아와의 1차전 0대 2, 30일 모로코와의 2차전 0대 1로 각각 졌던 한국은 승점 1로 H조 최하위에 그치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당초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그동안 대표팀의 주축을 이뤄온 1980년대, 1990년대 초반 출생 선수들이 제대로 발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A매치 148경기에 나서 한국 선수 최다 출전 공동 선두를 달리는 '에이스' 지소연(32·수원FC)과 조소현(35·무소속)에다 베테랑 장신 스트라이커 박은선(36·서울시청), 1984년생 골키퍼 김정미(현대제철) 등 고참 언니들이 주축이 돼 이번 대회에서 '큰 사고'를 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이들은 2010년대 초중반 국제 무대에서 선전하면서 이른바 '황금 세대'로 불린다. 2010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3위, 17세 이하(U-17) 월드컵 우승으로 연령별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당시 주축 멤버 대다수가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첼시 유니폼을 입고 한국 여자 축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오른 지소연을 필두로 유럽에 진출하는 선수들도 여럿 나왔다.

이제 이들은 4년 뒤 고연령 등으로 상당수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대회 조별리그 탈락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프랑스 월드컵 이후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고강도'를 표방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 등 성과를 내긴 했으나 궁극적으로 바라본 월드컵에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3경기에서 단 1골이라는 빈약한 득점력에다 우리보다 약체였던 모로코에게 일격을 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번 대회 출전국 중 가장 나이가 많은(평균 29세) 팀인 한국 여자축구는 체력적인 면에서 상대 팀에게 밀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태생적으로 체격조건이 우위인 데다 최근 들어 여자 축구에 더욱 투자를 늘리고 있는 유럽이나 아프리카 등에게 확연히 밀리는 한계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