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차량돌진·칼부림 20대男 최씨, 다중밀집지 불특정다수 노린듯

입력 2023-08-03 21:23:55 수정 2023-08-05 14:53:23

3일 오후 5시 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분당에서
3일 오후 5시 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분당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사진. 독자 제공
3일 오후 5시 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분당에서
3일 오후 5시 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분당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사진. 독자 제공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부근 묻지마 흉기 난동 발생 현장에서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부근 묻지마 흉기 난동 발생 현장에서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5시 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분당에서
3일 오후 5시 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분당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영상 속 인물(빨간 원)이 피의자로, 23세 나이의 남성 배달원 최모씨로 파악됐다. 영상에는 이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자 주변 시민들이 혼비백산해 사방으로 도망치는 모습이 담겼다. SNS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분당에서 23세 나이의 배달원 출신 남성 최씨가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으로 14명의 부상자(3일 오후 9시 집계 기준)를 낸 가운데, 최씨가 '묻지마 칼부림'이라는 표현 그대로 일면식이 없는 불특정 다수에 대해 무차별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최씨의 차량 돌진 범행으로 5명, 칼부림 범행으로 9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 중 칼부림 범행 피해자 9명의 성별을 보면 남성이 4명, 여성이 5명이었다.

연령도 살펴봤더니 20대 5명, 40대 1명, 50대 1명, 60대 1명, 70대 1명이었다.

피해 부위는 배, 옆구리, 등 자상 등 신체 부위를 가리지 않았다.

▶이는 최씨가 모방한 사례일 가능성이 높은 2주 전 '신림동 칼부림' 사건과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신림동 칼부림 사건 피의자 조선(33)은 지난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모두 4명의 사상자를 냈다.

당시 20대 남성 1명을 10여차례 찔러 살해했고, 뒤이어 30대 남성 3명에 대해서는 흉기로 부상을 입혔다.

당시 조선이 범행 표적을 자신과 같은 20~30대 남성으로 한정한 맥락이다.

[그래픽] 분당 \
[그래픽] 분당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발생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의 20대 피의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확인됐다.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그래픽] 묻지마 폭행·흉기 난동 주요 일지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
[그래픽] 묻지마 폭행·흉기 난동 주요 일지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벌어진 지 10여일 만인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화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흉기 범죄가 또다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같은 \'묻지마\' 범죄를 \
4명의 사상자를 낸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지난7월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이번 서현역 칼부림 사건의 최씨는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았고, 연령대 역시 구분치 않은, 말 그대로 묻지마 범행이었다.

최씨가 범행을 저지른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분당 1~2층 가운데 1층은 일명 '만남의 광장'으로 불리며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곳이다. 분당 지역 최대 번화가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특히나 범행을 저지른 오후 5시 59분 전후는 직장인 퇴근, 수인분당선 서현역 등 대중교통 이용, 역 주변 상업시설에서의 여가 활동 등의 수요가 겹친 시간대라, 인파가 몰렸다.

최씨 범행 모습이 담긴 시민 촬영 영상들을 봐도 최씨가 표적을 따로 가려 흉기를 휘두르는 정황은 짙지 않다. 최씨가 도망가는 여성들을 계속 쫓아가 흉기를 휘둘렀다는 제보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에 앞서 용의자가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4명이 부상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사진은 용의자가 이용한 차량. 연합뉴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에 앞서 용의자가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4명이 부상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사진은 용의자가 이용한 차량. 연합뉴스

그에 앞서 최씨가 차(경차 모닝)를 몰아 보행자들을 덮친 서현역 앞 역시 역 주변이라는 장소 특성으로 보나 범행 시간대로 보나 당시 사람이 몰렸다.

최씨가 차량 돌진과 흉기 난동의 장소·시간대를 사전에 특정, 계획 하에 다중 밀집지에서의 불특정 다수의 피해를 노렸다는 해석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장소에서는 도주는 쉽지 않은데, 사실상 도주 자체는 포기하고 '사회에 분노를 표출하는 것에 목적을 두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처럼 차와 흉기를 미리 준비한데다 범행 때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려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했을 가능성 등 계획 범죄를 실행한 정황과 관련, 최씨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을 가능성을 따지는 수사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

서로 대치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

우선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고,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 결과가 나왔다. 다만 최씨는 경찰에 "누군가 오래전부터 나를 청부살인 하려 했다" "불상의 집단이 오래전부터 나를 청부살인 하려 했다" "부당한 상황을 공론화시키고 싶었다" 등의 횡설수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