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는 공공도서관 건립 추진…"책세권 조성"
대구 전체 놓고 보면 공공도서관 인프라 하위권
"동물 색칠하는 게 재밌어서 10번도 넘게 왔어요!"
지난달 26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서구어린이도서관 2층 상상놀이터에서는 '까르르'하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으로 들어서자 아이 세 명이 사이좋게 앉아 코끼리를 색칠하고 있었다. 얼마 후 아이들이 그림을 VR체험기에 갖다 대자 형형색색 코끼리가 대형 스크린 위로 나타났다.
2010년 문을 연 대구서구어린이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가상현실 스포츠 놀이와 AR‧VR 색칠공부 놀이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서구 구립도서관은 이곳뿐이었지만 지금은 5개로 늘었다.
서구는 다가오는 10월에 평리동에 도서관을 추가로 준공할 예정이며, 내당동 경운초등학교 내에도 도서관을 건립 중이다. '책세권' 조성을 통해 주민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문화‧교육 시설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주민들은 집 가까이 생긴 구립도서관을 두고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날 아이와 함께 처음 서구어린이도서관을 찾았다는 윤지인(35) 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엄마들 사이에서 이곳이 괜찮다는 얘기가 있어서 왔는데 5살 아이가 엄청 좋아한다"며 "1층에도 내려가 스포츠 체험을 마저 하고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모와 함께 도서관을 방문했다는 은예지(5) 양은 "엄마, 아빠랑도 왔었고 친구들이랑도 여기서 여러 번 놀았다"며 "마녀랑 싸우는 것도 좋고 그림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데 무엇보다 코끼리를 색칠하는 게 제일 재밌다"고 말했다. 이모 김성미(30) 씨도 "시원한 데서 아이랑 함께 놀 수 있어 좋다"고 답했다.
다만 이런 시설을 일부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역에서 장애인 활동보조사로 일하는 강모(57) 씨는 "장애 아동을 데리고 대구 전역을 돌아다니는데 이곳처럼 시설이 깨끗하고 아이들이 즐길만한 시설을 갖춘 곳은 잘 없다"며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창의력을 키울 수 있게 체험 시설을 갖춘 문화 공간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실제 대구 전체 공공도서관 인프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조사에 따르면 대구는 2021년 기준 1관당 서비스 대상 인구가 5만4천214명으로 전국에서 5번째로 많았지만, 이용자 1천명당 도서관 연면적은 전국 17개 시‧도광역시 중 38.57㎡로 최하위였다.
전문가들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지자체장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희윤 대구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대구시가 다른 지역보다 공공도서관 인프라가 매우 부실한 이유는 행정당국의 인식 부족 때문"이라며 "적은 예산으로 소규모 도서관을 여럿 만들기보다는 중장기 도서관발전계획 수립해 대구 전역에 공공도서관을 확충하고 상대적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