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끝이 없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정책의원총회에서 간호법 재추진을 의결했다. 또 민주당 의원들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대체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간호법 제정안과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다시 밀어붙이는 민주당을 향해 다수당의 횡포라는 비판이 거세다.
간호법은 올 4월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돼 폐기됐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폐기된 간호법을 일부 보완한 새 법안을 만들어 10월 국정감사 전에 다시 발의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윤 대통령의 첫 거부권 행사로 재투표를 거쳐 폐기된 양곡관리법 개정안 역시 대체입법으로 되살리려 하고 있다. 거야의 힘으로 노골적으로 국정을 방해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을 여야 합의도 없이 다시 강행하는 것은 다수당의 입법 폭주다. 민주당은 간호사·의사 등의 직역 간 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유연한 합의 도출 방향으로 조율해 간호법을 재추진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간호법 재추진에 의료계가 반발하는 등 벌써 직역 간 갈등이 다시 불이 붙을 조짐이다. 양곡법 개정안 대체입법 역시 쌀 과잉 생산과 재정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높은 등 무늬만 다른 제2의 양곡법 개정안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적법 절차를 거쳐 폐기된 '죽은 법'까지 되살려 내려는 민주당의 속셈은 뻔하다. 포퓰리즘 입법으로 특정 계층의 표심을 얻고, 다수당의 힘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 수행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또 하나의 포퓰리즘 법안인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까지 일방 처리할 기세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대통령 거부권 행사→야당 불복 충돌이 지속하면 국정 혼란은 불가피하고,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 민주당은 정략에 바탕을 둔 입법 폭주를 멈추고, 민생을 보듬는 공당의 역할에 충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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