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상(73) 씨는 '민중미술가'로 불리며, 소위 진보 예술가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1970, 80년대 민중운동에 참여했고 18, 19대 대통령 선거 때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에도 적극 동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임 씨가 그린 탄핵 촛불 집회 관련 그림 '광장에, 서'를 재임 당시 청와대 본관에 걸어 두었다. 진보·좌파 진영에서의 임 씨의 위상과 권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런 임 씨가 지난달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2013년 임 씨 자신이 운영하는 미술연구소 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다. 임 씨도 최후 진술에서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범죄를 순순히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오래전 일이지만 '빼박' 증거가 있어 도저히 범행을 부인할 수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 씨의 자백과 뉘우침은 형량을 줄이기 위한 진정성 없는 기만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시 임 씨가 재판 비공개를 요청했다가 재판부로부터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서울 남산 일본군 위안부 추모 공원 '기억의 터'에 설치돼 있는 '대지의 눈' '세상의 배꼽'은 임 씨의 작품이다. 위안부 추모 공원은 2016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만들었다. 성폭력 혐의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시장이 위안부 할머니를 기억하자는 취지로 공원을 만들고, 성추행 범죄자인 민중미술가 임 씨가 작품을 설치한 '기괴한' 추모 공원이 되고 말았다. 서울시는 서울 주요 지역 곳곳에 설치된 임 씨의 작품 6점을 법원 판결 이후 철거하기로 했다.
문제는 임 씨의 작품이 서울, 광주, 경기, 경남, 충남, 제주 등 전국 100여 곳에 널려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여의도 국회 내 '애벌레의 꿈', 종로구 창신동의 '산마루놀이터, 풀무골무', 경기 시흥의 '까치야 놀자', 안양의 '천사유치원 놀이 램프' 등 어린이 놀이터조차 임 씨의 작품이다. 예술 작품은 작가의 삶과 별개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과, 예술과 예술가의 삶은 분리될 수 없다는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성추행 범죄자의 작품 위를 뛰놀며 어린이의 꿈을 키울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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