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가요] 독립서점X인디음악의 콜라보, 대구 더폴락 10주년 기념 LP <작은 책방을 위한 노래> 발매

입력 2023-07-31 17:30:00 수정 2023-07-31 19:07:34

지역 뮤지션 8팀 참여…책 관련 창작곡
독립출판물 같은 아날로그 느낌 위해 LP 선택

대구 독립서점
대구 독립서점 '더폴락'이 10주년을 기념해 LP 음반 를 25일 발매했다. 더폴락 제공
대구 독립서점
대구 독립서점 '더폴락'이 10주년을 기념해 LP 음반 를 25일 발매했다. 더폴락 제공

지난해 이맘 때쯤 부산 고등학생들이 국내 마지막 헌책방 거리인 '보수동 책방골목'을 되살리기 위해 디지털 싱글 앨범을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학생들은 사라져가는 책방골목에 대한 추억과 헌책의 소중함을 담은 가사를 랩으로 표현하고 뮤직비디오까지 직접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최근 책방과 음악의 '콜라보레이션'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존폐 위기에 놓인 책방을 위해 음악가들이 나서기도 하고, 혹은 지역 뮤지션의 활동을 위해 책방이 공간을 내주기도 한다.

대구에서도 꾸준히 음악과 교류에 나서는 서점이 있다. 중구에 있는 독립서점 '더폴락'. 특히 이 서점은 최근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25일 LP 음반 <작은 책방을 위한 노래>를 발매했다.

대구 독립서점
대구 독립서점 '더폴락'이 10주년을 기념해 LP 음반 를 25일 발매했다. 더폴락 제공
대구 독립서점
대구 독립서점 '더폴락'이 10주년을 기념해 LP 음반 를 25일 발매했다. 더폴락 제공

◆풍부한 상상력 담긴 창작곡

천용성, 김빛옥민, 신승은, 단편선, 폴립, 에몬, 오늘도 무사히, 아날로그소년….

이번 앨범에는 대구 내외의 실력파 인디뮤지션 8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독립서점, 독립출판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LP에 수록된 노래 모두 책과 책방을 주제로 한 창작곡으로, 시와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노래가 제작됐다.

그만큼 노래 속에 펼쳐지는 상상력은 다채롭다. 천용성의 곡 <어디서 왔나>는 종이가 오는 곳으로부터 시작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노래로 '커다란 나무 지나. 곰과 호랑이가 사는 곳'이라는 가사 등을 이용해 종이가 오는 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빛옥민의 곡 <유연한 흔적>은 책을 보며 드는 상념을 '유영하는 물고기'로 빗대 표현했다.

곡마다 다른 앨범 커버 일러스트도 눈에 띈다. 키미, 타바코북스, 임진아, 버드핏 등 8명의 작가가 각 곡을 모티브로 일러스트아트 프린트 작업을 진행하면서 노래를 한층 풍부하게 완성시켰다.

김인혜 더폴락 공동대표는 "8팀의 뮤지션, 8명의 일러스트 작가 모두 더폴락과 인연이 깊다. 더폴락이 매년 서점에서 지역인디 뮤지션을 위한 공연을 펼쳐오면서 이들은 더폴락 무대에서 지역주민에게 좋은 노래를 선사해왔다"며 "모두 독립서점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들이다. 아날로그 소년은 독립출판을 직접 했는데, 천용성 님도 평소에 글을 써온 소설가라 음악 앨범 자체가 문학적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더폴락 내부 모습. 배주현 기자
더폴락 내부 모습. 배주현 기자

◆LP가 지닌 아날로그 감성 주목

더폴락의 음반 발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2018년 두 차례 이미 앨범 발매가 있었다. 그렇다면 10주년 기념 앨범으로 왜 LP를 선택했을까. 지난해부터 <작은 책방을 위한 노래> 작업에 들어갔지만, 국내에 단 하나뿐인 LP 제작업체가 휴업을 거치면서 프랑스의 LP 업체에 제작을 맡겨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그럼에도 더폴락은 독립출판과 맥을 함께 하는 LP가 가지는 특유의 '아날로그' 느낌을 놓칠 수 없었다.

김 대표는 "독립출판에는 '물성'이 중요하다. 책의 질감과 형태 역시 독립출판에서 중요한 요소다. LP도 음악을 들으려면 LP판이라는 물성을 가져야 한다. 또한 10주년을 기념해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며 "LP 제작은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더폴락을 10년 동안 운영해오면서 많은 도움을 준 분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작업했다"고 밝혔다.

더폴락은 앞으로도 꾸준히 인디음악과 함께 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에서 인디음악을 접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면서 인디음악 발전을 위해 기꺼이 공간을 내어주겠다는 것. 해마다 서점에서 진행해 온 인디음악 공연, '폴락이다'도 올 가을에 예정돼 있다.

<작은 책방을 위한 노래>은 더폴락 서점이나 YES24 등 서점 유통업체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음원은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8월 1일부터 들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