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달성군 국공립어린이집서 3세 여아 사망
아이 부모 "핸드폰만 본 교사들…조금만 신경썼어도"
어린이집 교사 "스마트폰으로 원아의 특이사항 작성하던 중"
"내 딸 임종도 지키지 못했어요. 누구보다 건강하고 따뜻하던 아이였는데…."
24일 오후 대구 달서구의 한 장례식장. 빈소 안에는 어린 여자아이 사진과 함께 아이가 생전에 좋아했던 것으로 보이는 토끼 인형과 장난감, 간식 등이 가득했다. 아이의 부모는 "지독한 악몽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대구 달성군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낮잠 시간 중 만 3세 여아가 숨지는 참변이 발생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망한 아이의 부모는 비통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당시 어린이집 측의 초동 조치가 미흡했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2시 27분쯤 달성군의 한 어린이집에서 잠자고 있던 우모(3) 양이 호흡을 멈춘 채 교사들에게 발견됐다. 이를 발견한 교사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우 양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신체에서 별다른 외상은 없는 상태였다.
유족들은 사고 당시 어린이집의 방치와 무관심이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한다. 우 양 부모와 달성군청 등이 사고 당일 현장을 담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우 양은 점심을 먹은 뒤 낮잠을 자기 위해 자리에 누웠다.
이후 40분을 뒤척이다 오후 1시 37분부터는 미동도 없이 엎드려 있었다. 우 양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린이집 교사가 발견한 시간은 50분이 지난 2시 26분쯤이었다. 우 양의 시신과 이불 등에서 토사물 흔적도 발견됐다.
아버지 우 씨는 "CCTV를 보면 담당 교사는 앉자마자 핸드폰을 보기 시작하더니 바로 옆에 누워있는 애만 신경 썼다.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던 보조 교사는 등을 돌린 채 휴대전화만 봤다"며 "최소한의 관심만 기울여 줬으면 최악의 결과는 피했을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가슴을 쳤다.
가족들은 우 양이 평소 지병도 없었고, 당일 건강 상태도 좋았다고 호소했다. 우 씨는 "2살 터울의 오빠가 자폐증을 앓고 있어 우리 집에서는 유일하게 웃고 떠들던 건강한 아이였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육진흥원이 2021년 발표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낮잠 시간 중 교사들은 영유아들이 편안하게 잘 자고 있는지 수시로 살펴야 한다. 매뉴얼은 영아의 경우는 우유를 토하거나 이불에 얼굴이 덮여 산소 공급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경고한다.
해당 어린이집의 운영 주체인 달성군청은 최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할 방침이며, 수사 결과가 나온 뒤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후속 조치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어린이집 원장 역시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겠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우 씨 부부와 군청에 전달했으며, 담당 교사는 당시 스마트폰으로 원아의 특이사항을 작성하던 중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접수 초기라 구체적인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며 "다각도에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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