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사라진 '01X' 번호에 영문·한글 주소 서로 다르기도
경찰 "대부분 위험성 낮다" 판단…'팔저림 호소' 울산 사건 수사
해외에서 배송된 정체불명의 소포 상당수가 엉터리 전화번호와 주소를 적어넣은 채 발송된 것으로 경찰이 추정했다.
23일 연합뉴스가 해외에서 배송·신고된 소포 3개의 수신자 전화번호를 확보해 통화를 시도한 결과 모두 없는 번호로 파악됐다. 3개 중 2개는 전화번호 앞자리 017과 018을 쓰는 옛 휴대전화 번호였다. 해당 번호는 2020년 2G 서비스 폐지와 함께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수신자 주소와 이름도 통상적인 국제우편물로 보기 어려웠다. 영문과 한글 주소가 서로 다르거나, 외국인 또는 국내에 매우 드문 희귀 성씨의 이름이 수신자로 적혀 있었다.
해당 소포는 대부분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렇게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경찰은 문제의 소포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수신자로 무작위 주소와 전화번호를 써넣은 뒤 발송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텅 비어있거나 깃털 등 무해한 물품이 들어있는 대부분 소포는 독극물 테러 등 위험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수신자가 신체적 피해를 호소한 울산 지역 사건을 우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울산에 배송된 소포를 누가, 어디서 보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만과 중국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대만 당국은 이 소포가 대만을 경유했을 뿐 최초 발송 장소는 중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소포가 해외 온라인 쇼핑몰 판매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하는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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