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스마트 플랫폼·AI…'2024년 말까지 환자 중심 감성병원' 완성

입력 2023-07-26 06:30:00

계명대 동산의료원 전경. 계명대 동산의료원 제공
계명대 동산의료원 전경. 계명대 동산의료원 제공

"아지매~ 고마쎄리 손 한번 잡아주이소~"

가왕(歌王)으로 불리는 나훈아는 훌륭한 노래 실력과 함께 멋진 무대 매너로 관객들의 손을 잡으며 팬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나훈아처럼 계명대 동산의료원도 환자들과의 교감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환자 만족도 향상을 위한 계획이 아닌, 세상에서 볼 수 없던 플랫폼 서비스 구축을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스마트 플랫폼…외래 업무 전체 스토리로 조성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진정한 스마트 병원은 단순 업무는 기계에 맡기고, 의료진은 환자 치료에 몰두함으로써 환자 중심의 전인 치유를 실현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산발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서비스들이 더욱 유기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의료 환경을 정비해야 하며,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지난 6월 21일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플랫폼 및 빅데이터 서비스 구축 사업'을 위한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첫 파트너는 국내 거대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헬스케어다. 이날 동산의료원은 2024년 말까지 '병원 디지털 이노베이션'(Digital Innovation)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연구 환경 활성화'로 첨단 인프라를 구축해, 글로벌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디지털 혁신 스마트 병원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병원 디지털 이노베이션'은 병원과 환자의 접점을 카카오톡 채널 챗봇 등 디지털로 전환해 원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환자가 수납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 진료비 수납 시스템 ▷모바일 온라인 증명서 발급 시스템 ▷사전 문진 시스템이 구축될 계획이다.

서비스가 구축되면 환자가 병원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진료 접수가 완료된다. 진료 후에는 카카오페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진료비를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제증명 발급도 카카오 지갑을 통해 생성할 수 있다. 택시 호출이나 주차비 정산도 카카오 플랫폼으로 처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병원에 방문한 환자는 '원무과'를 단 한 번도 들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양질의 임상데이터와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 등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해당 플랫폼을 통해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를 펼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방대한 의료데이터로 학습한 AI를 활용한다면, 최근 이슈가 되었던 응급 의료 체계 붕괴 위기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CT나 MRI 등에 나온 정보를 의료 빅데이터로 학습한 AI가 환자의 상태를 1차적으로 선별해 환자 경중에 따라 나누면 응급실 과밀화와 인력난 등을 해소하는 데도 효과를 볼 전망이다.

◆"기계가 잘하는 것은 기계가, 사람이 잘하는 것은 사람이 하는 것. 그것이 스마트의 본질"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물류 이송 로봇 개발에도 한창이다. 이미 2020년에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지원 사업'에 참여해 주사 약품, 린넨류 이송 자율주행 로봇을 실증했으며 가능성을 보았다. 이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지난 6월 ㈜지오로봇과 로봇을 이용한 물류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말로 입력하는 보이스 차트(Voice Chart)와 바이탈 사인 측정을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조치흠 동산의료원장은 "의료진들은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기록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이스 차트를 활용한다면, 음성으로 기록하면서 얻게 되는 시간 동안 환자들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손을 한 번 더 잡는 등 감성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동화, 스마트화를 통해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도 있지만 그것은 기우다. 기계가 잘하는 것은 기계에 맡기고 사람은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오히려 모바일 환경에 취약한 노인들이나 환자들과 대면하며 대화를 나누고 직접 마음을 통할 수 있는. 그것이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추구하는 '환자 중심 감성병원'의 청사진이다. 이러한 계획은 2024년 말. 상상해왔지만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병원의 모습으로 소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