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추락하는데 여론전 나설 '전사' 부족한 국민의힘

입력 2023-07-19 18:35:54 수정 2023-07-19 21:08:43

집중호우 피해 현장 방문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충남 공주시 탄천면 한우 축산농가를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중호우 피해 현장 방문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충남 공주시 탄천면 한우 축산농가를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이은 악재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야권의 '방송 여론전'에 맞설 전투력 있는 여당 의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 의원들이 앞다퉈 방송에 출연해 각종 현안마다 정부·여당에 파상공세를 펼치는 데 반해, 여당 의원들은 대야 공세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당정 지지율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논란, 극한 호우와 여권발 구설수 등으로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여론전에 국민의힘이 밀리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대표적인 대중 매체인 방송에서 민주당 의원과 야권 성향 패널이 주장하는 메시지가 여론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가짜뉴스, 유언비어, 괴담 등에 대처하기 위해 미디어법률단까지 출범시켰지만, 결과적으로 수세적 대응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당에 비해 공격수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원내에서 의석에 밀리면 원외에서 여론전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방송국 카메라 앞에서 야당 의원의 주장에 강하게 맞설 수 있는 여당 의원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당 '텃밭'인 대구경북(TK) 정치권의 사정도 비슷하다. TV·라디오 방송에 고정적으로 출연해 정부·여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파하는 의원은 손에 꼽힌다. 대구에선 홍석준·양금희·김상훈 의원, 경북에선 박형수·윤두현·김병욱·김정재·송언석 의원 정도다. 이 가운데 당내에서 소위 입심이 좋다고 인정받는 의원은 소수다.

내년 총선이 9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에만 '올인'하는 것도 눈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집권여당 소속으로 당과 정부의 기조와 입장을 알리는 데엔 큰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재공천을 위한 보신주의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제1당이 안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과반 의석 획득의 관건은 수도권과 2030세대 표심인데 이들이 여론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이대로 총선을 치르면 제1당은 언감생심"이라고 전했다.

반면 방송 출연 여부로 의정활동을 평가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본업인 원내 의정활동에 더욱 충실하는 게 여론을 얻는 정공법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야권에 편향된 방송 환경에서 섣불리 출연했다가 공격의 빌미만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여야 일부 의원들은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 방송에 적극적으로 출연하는 것으로 안다"며 "의정활동 평가는 방송 출연 여부가 아니라 지역구 유권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