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성 흡연율은 감소, 여성 흡연율은 0.7%p 증가
청소년 음주율 적신호…남녀 학생 모두 각각 2.6%p↑, 여 2.0%p 증가
올해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코로나19의 터널을 벗어나 진정한 일상 회복을 이룬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하향 조정됐고, 확진자 격리 의무가 권고로 전환되는 등 의료 체계도 대전환을 맞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종식됐지만, 코로나19가 국민들의 건강에 미친 여파는 현재 진행 중이다. 각종 건강 지표에 따르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던 음주·흡연율이 지난해 다시 소폭 반등했다. 비만율 또한 급격히 증가한 전년도에 이어 또 증가했다.
특히 우울증 경험률 또한 지난 2013년 이후 10년 새 가장 높게 나타나 코로나19 기간 중 고립감, 경제적 어려움 등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흡연율·음주율 다시 반등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지역보건법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자 질병관리청이 2008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법정 조사다.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지역별 표본으로 선정된 약 23만 명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다. 흡연율, 음주율, 걷기 실천율, 비만율 등 25개 건강지표를 발표한다.
최근 질병청이 발표한 '2022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생 5갑(100개비) 이상 흡연을 했고 현재 흡연하는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현재흡연율은 지난 2013년(24.2%)부터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지난해는 19.3%로 전년도보다 0.2%p(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성별에 따라 흡연율 증감에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남성 흡연율은 35.3%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성은 3.4%로 0.7%포인트 늘었다.
월간음주율(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과 고위험음주율(최근 1년 동안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을 주 2회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도 나란히 증가했다.
전국 월간음주율의 경우 지난 2017년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이는듯했지만 지난해는 57.7%로 전년도(53.7%)보다 무려 4%포인트나 급증했다. 지난해 전국 고위험음주율 역시 12.6%를 기록해 다시 반등하는 분위기였다.
비만율(자가보고) 역시 2021년 32.2%에서 지난해 32.5%로 소폭 증가했다.

◆대구 '흡연·비만율' 개선
현재흡연율을 시·도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재흡연율이 전년도에 비해 감소한 곳은 17개 시·도 중 대구를 포함해 충북, 강원 3곳뿐이었다.
대구의 흡연율은 17.4%로 전년도(18.8%)보다 1.4%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세종(15.1%), 서울(16.3%)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지난해 경북의 현재흡연율은 20.6%로 전년도(20.4%)보다 소폭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제주(21.9%), 충북(20.7%)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대구의 비만율은 28.8%로 전국 중앙값(32.5%)보다 훨씬 낮은 것은 물론 세종(27.7%), 대전(28.5%)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시·군·구 중 대구 수성구(23.6%)가 경기 과천시(20.6%)에 이어 비만율이 두 번째로 낮아 눈길을 끌었다.
반면 경북의 비만율(32.7%)은 전국 평균을 조금 웃돌았다.
이 밖에 아침식사 실천율은 대구와 경북이 각각 46%, 48.7%, 중증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각각 20.5%, 24.1%로 경북의 지표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청소년 음주율' 비상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2022년 학생 건강검사 및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흡연·음주율이 상승한 가운데, 청소년층에선 음주율에 특히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건강검사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중 표본으로 선정된 1천62개교에서 실시한 신체발달 상황,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자료이다. 또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표본으로 선정된 800개교,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건강행태 현황을 파악한 자료이다.
그 결과 지난해 중1~고3 학생들의 흡연율은 전년도와 같은 4.5%를 유지했다. 반면 현재음주율(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분율)은 전년도보다 2.3%포인트 상승한 13.0%로 집계됐다. 2019년 15.0%→2020년 10.7%→2021년 10.7% 등 코로나19 유행 이후 음주 행태가 더욱 나빠진 것이다.
현재음주율을 성별로 나눠보면 남학생 15.0%, 여학생 10.9%로 2021년과 비교했을 때 모두 증가(남 2.6%포인트↑, 여 2.0%포인트↑)했다.
남학생 음주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는 14.3%로 전국 평균(15%)에 미치지 않았지만, 경북 남학생은 20.5%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한 대구 여학생의 현재음주율은 8.4%로 전국 평균(10.9%)보다 낮았지만, 경북 여학생의 음주율(12.1%)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1회 평균 음주량이 중등도(남자 소주 5잔, 여자 3잔) 이상인 위험음주율도 남녀 학생 모두 전년도보다 증가(남 5.3%→6.1%, 여 4.4%→5.1%)했다. 경북 남학생의 위험음주율은 9.3%로 전국 시·도 중 최고를 차지했다.
이 밖에 청소년들의 식생활 지표 역시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아침식사 결식률(주 5일 이상)은 2022년 39.0%로 전년도에 비해 1.0%포인트 증가했고, 과일 섭취율(일 1회 이상)은 17.2%로 1년 새 0.9%포인트 감소했다.
한편, 단맛 음료 섭취율은 성별에 따라 차이(남 67.4%, 여 59.6%)가 있었다. 고카페인 음료 섭취율은 학교급에 따라 차이(중 16.6%, 고 28.4%)를 나타냈다.
◆정신건강 지표 '적신호'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정신 건강 지표도 점차 나빠지고 있었다.
우울감경험률(최근 1년간 2주 연속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을 경험)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4년 연속 5.5%→5.7%→6.7%→6.8%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구와 경북은 각각 6.1%, 6.8%로 전년도보다 각각 0.3%포인트, 0.8%포인트 높아졌다.
청소년층의 정신건강 지표도 함께 악화됐다.
청소년들의 우울감 경험률은 지난해 남학생 24.2%, 여학생 33.5%로 2021년에 비해 증가(남 1.8%포인트↑, 여 2.1%포인트↑)했다. 스트레스 인지율(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사람의 분율)도 함께 증가(남 32.3→36.0%, 여 45.6%→47.0%)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2022년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한 해로, 조사 결과에도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흡연, 음주율 등 개선 중이던 지표가 다시 나빠진 원인 등 관련 요인을 심층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소년의 음주, 신체활동, 정신건강 등 건강행태의 변화가 있었다"며 "관계 분야 전문가와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주요 건강행태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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