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좀"…전 여친과 비슷한 번호로 수차례 전화건 30대

입력 2023-07-14 16:00:45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실연을 당했다며 전 여자친구와 비슷한 번호로 무작정 전화를 걸어 위로를 해달라고 요구해 공포심을 일으킨 3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4일 춘천지법 형사3단독 이은상 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3일 자정쯤 A씨는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에게 발신번호표시 제한 방식으로 전화를 걸어 "내가 누군지 짐작 가는 사람이 없느냐"고 묻고는 "전화를 끊지 말아 달라. 나 지금 힘들다. 전 여친 번호랑 비슷해서 전화했다"고 했다.

A씨는 피해 여성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한 달 뒤, 10일 뒤, 10월 초까지도 수차례 해당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공포심을 일으켰고 결국 스토킹 처벌법 위반죄로 기소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피해 여성에게 울음소리를 내면서 "여친과 헤어져서 위로받고 싶어서 전화했다"는 황당한 변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며 "다만 피고인에게 스토킹 범행 전력이 없고 피해자를 찾아가거나 위협을 가하는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