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출석한 정유정…반성문 마다 "판사가 읽어볼까" 의심

입력 2023-07-14 13:40:19 수정 2023-07-14 14:02:11

8월 21일 오전 다음 공판준비기일 진행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의 사진. 연합뉴스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의 사진. 연합뉴스

과외 어플로 또래 20대 여성을 유인해 살해 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유정(23)이 재판준비 절차인 공판준비기일을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14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부산지법 351호 법정에서 정유정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범죄 혐의에 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의무는 없음에도 정유정은 사선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출석했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설명하자 정유정의 변호인은 이에 대해 "세부적으로 약간 다른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정유정 역시 추가로 더 할말이 없는지를 묻는 재판부에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재판부는 오는 8월 21일 오전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하고 정유정에게 본인의 출생과 성장 과정, 범행 당시 심경과 범행을 결의한 계기, 할아버지와 가족 사항, 반성문에 담긴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제출하라고 전했다.

특히 재판부는 정유정이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재판부가 반성문을 제대로 확인하는지에 의문을 표시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재판부는 "반성문 페이지마다 본인이 쓴 반성문을 판사가 읽어볼까 의심하며 썼던데, 반성문을 제출하면 판사가 반성문을 구체적으로 다 읽어본다"며 "본인이 써낼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지 써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41분 정유정은 중학생 행세를하며 피해자 A씨의 집에 찾아가 110차례에 걸쳐 흉기를 휘둘러 A씨를 살해했다. 이후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 시신을 훼손한 뒤 낙동강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