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新동해안 시대] '제2 영일만의 기적' 2차전지·의료과학·교육 다 갖춘 포항

지난 5월 16일 대구경북의 대학생들이 블루밸리산단 내 포스코퓨처엠 앞에서 2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기원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항은 지난 1970년 포항종합제철소(현 포스코)가 첫 삽을 뜬 이래 가장 역동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

2차전지와 바이오·헬스, 수소산업 등 경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을 책임질 무수한 산업들이 포항을 중심으로 태동하고 있다.

포항종합제철소로 인해 인구 5만명의 가난한 어촌마을이 현재 50만 명의 경북 제1도시로 부각된 것을 '영일만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지금의 산업 부흥기는 그야말로 '두번째 영일만의 기적'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현재 포항 산업에서는 2차전지의 발전이 가장 눈부시다. 이달 말 국가첨단전략산업 발표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포항의 '2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부분도 이 때문이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매일신문 DB

◆포항은 지금 2차전지 '전 주기 생태계' 확립 중

13일 포항시에 따르면 영일만산단·블루밸리산단으로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소재분야 핵심기업들과 에너지머티리얼즈(GS건설), 해동엔지니어링, 우전지앤에프 등 전후방 기업이 집약되고 있다.

국내 최초 NCA 양극재 및 세계 최초 CSG 양극재 상용화 등 국내 2차전지 소재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에코프로 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2조9천억원 가량을 들여 포항 영일만4산단에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다. 소재 생산에서 폐배터리 가공까지 전주기적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세계 유일의 시설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제2 포항캠퍼스 증설을 위해 블루밸리산단 내 69만여㎡ 부지에 약 2조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에코프로의 지역 고용창출 효과는 1천900여 명에 이르며, 제2 포항캠퍼스 증설로 1천100여 명의 신규 창출이 예상된다.

1·2차 포항캠퍼스 사업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에코프로가 가져오는 고용규모만 3천700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양극재 산업 부문에서 고속 성장 중인 포스코퓨처엠 역시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영일만산단에 6천억원을 들여 13만6천 톤(t) 규모의 양극재 생산 공장과 블루밸리산단에 2천500억원 규모 음극재 생산 시설을 건립하는 등 그룹 밸류체인을 조성 중이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지난 11일 '2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를 통해 3년 간 전체 투자 지출의 46%를 2차전지 소재사업에 쏟아 붓겠다고 발표했다.

포스코퓨처엠의 포항 투자가 이미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포스코그룹의 이번 신규 투자 방침은 2차전지 중심도시를 꿈꾸고 있는 포항의 분명한 호재다.

이 밖에도 세계 전구체 1위 기업 중국 CNGR의 영일만산단 1조원 투자를 비롯해 국내외 글로벌 2차전지 기업들의 포항 투자금액은 오는 2027년까지 총 14조원 이상으로 예정됐다.

포스텍 전경. 매일신문DB

◆글로컬대학, 연구중심의대 주축으로 정주여건도 ↑

산업 발전은 물론, 교육·의료·교통 등 기본 정주여건의 뒷받침도 생활을 누리는 필수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포항은 이미 준비된 도시라고 자신한다. 포스코의 발전에 발맞춰 지방도시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이미 훌륭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이다.

교육 분야를 살펴보면 포항의 학교 수는 유치원 108개·초등학교 66개·중학교 34개·고등학교 27개에 이른다. 국내 최고 대학 중 하나인 포스텍과 한동대를 비롯해 2곳의 전문대학이 지역 인재양성의 주축을 담당한다.

이 가운데 포스텍과 한동대는 지난달 21일 교육부 '2023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평가'에서 모두 예비선정됐다.

글로컬대학은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갈 거점대학 육성 사업이다. 주변지역을 대표하는 대학이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포항처럼 한 도시에서 2개의 대학이 선정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환동해지역의 산·학·연을 선도하는 포항의 교육인프라를 상징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일한 약점으로 평가됐던 대학병원 부재 등 의료 인프라 확충 문제도 착실히 개선 중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포스텍에 연구중심 의과대학을 설립해 연구하는 의사, 즉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방침이다. 포스텍의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정원 50명의 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해 의학·공학·임상 복합학위과정 8년을 운영하는 방안이다.

이곳에서 직접적인 진료 행위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백신과 신약개발, 스마트 의료장비 개발 등의 연구가 진행되면 국내 첨단의료화의 첨병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역 의료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초석인 셈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철강 산업에 안주하지 않고 착실히 미래를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2차전지와 바이오·헬스 등 그간의 노력이 현재 연착륙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신한다"면서 "지금 포항은 경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계속 일자리가 늘고, 풍요로워져서 누구나 오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