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UC버클리 공동 연구팀, 태양에너지로 물 만드는 기술 세계최초 개발

입력 2023-07-07 00:00:00 수정 2023-07-07 20:47:58

물부족 국가에게는 '생명 같은 소식'

포스텍 송우철 교수
포스텍 송우철 교수
UC버클리 오마르 음완네스 야기 교수
UC버클리 오마르 음완네스 야기 교수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만드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아프리카 등 고질적인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가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생명과도 같은 소식이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송우철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 화학과 오마르 음완네스 야기 교수 공동 연구팀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대기 중의 수분에서 물을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포스텍이 밝혔다.

태양이라는 무한한 자원을 이용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도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은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워터'에 6일(현지 시간 기준) 게재됐다.

그간 세계 각국에서는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닷물을 식수로 얻는 해수담수화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해수담수화는 화석연료가 주원료인 데다 농축된 해수염을 다시 바다로 방출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오염 우려가 컸다. 대기 중 수분 이용 방법 역시 수증기를 물로 응축하는 데 있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 실효성 측면에서 활용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가 결합된 MOF에 주목했다. MOF는 1~2나노미터(nm) 크기의 매우 작은 구멍을 포함하고 있는 다공성 물질이다. 표면적이 큰 MOF는 대기 중 수분을 흡착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MOF를 기반으로 밤에는 대기 중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낮에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흡수한 수분을 액체로 모으는 수확기를 개발했다.

이 수확기는 직사각형 모양인 기존 수확기와 달리 원통형 모양으로 설계돼 본체의 투영 면적이 태양 궤적을 따라 일정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출부터 일몰까지 태양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미국 버클리 지역(2022년 6월)과 데스밸리 사막(2022년 8월)에서 수확기를 사용해 물을 수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버클리 지역과 데스밸리 사막에서 MOF 1kg당 하루 최대 물 285g과 210g이 각각 생산됐다.

이는 기존 수확기가 생산한 물의 양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또 연구팀이 개발한 수확기는 극도로 건조하고 뜨거운 조건(최고 기온 60도, 야간 평균 습도 14%)에서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물을 수확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실험실이 아닌 실제 지구상에 존재하는 극한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포스텍 송우철 교수는 "다른 에너지원이나 외부 전력 공급원 없이 순수하게 태양에너지로 물을 생산한 세계 최초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며 "환경문제와 맞물려 심화되고 있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기술의 잠재력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으며 앞으로 전 세계 어디든 지형과 기후조건에 상관 없이 수자원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