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대법관 후보, 서울대 재직 5년간 로펌 의견서 대가로 18억 받았다

입력 2023-07-06 11:21:53 수정 2023-07-06 11:25:13

의견서 한 건 제출로 5천만원에 가까운 대가 받은 셈…장혜영 정의당 의원 "학자 윤리에 부합하는지 따질 것"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대학교에 교수로 재직하는 5년 동안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 의견서 제출 명목으로 18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견서 한 건 제출로 5천만원에 가까운 대가를 받은 셈이다.

특히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법무법인으로부터 9억 4천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대법관에 취임할 경우 공정한 업무처리가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은 6일 권 후보자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재직하면서 최근 5년 동안 로펌의 의뢰를 받아 모두 38건의 법률 의견서 등을 제출하고 보수로 18억원 가량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로펌의 의뢰를 통해 작성되는 의견서는 많은 경우 법원에 제출되는데 결국 소송 중 어느 일방 당사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데다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권 후보자는 학교로 이직하기 전 판사로 근무했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가 더욱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에 권 후보자는 "보수의 많은 부분은 국제중재 절차 전문가 증인 활동에 의한 것"이라며 "받은 보수는 일반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38건의 의견서 가운데 17건은 국내소송과 관련된 것이었고 대학 교수가 법무법인에서 건당 수천만 원에 이르는 보수를 받고 소송 중인 어느 일방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의견서를 작성해 준 것이 학자 윤리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인사청문회를 통해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교수들의 법률 의견서 제출 관행이 문제가 없는지, 그 당사자로서 권영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과연 자격이 있는지 따져 물을 것"이라고 각오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