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공개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계획 평가 최종 보고서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는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며 방류로 인한 방사선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정도"라고 밝힌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못 믿겠다고 한다. 절망적인 과학의 정치화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민주당은 IAEA가 최종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부터 'IAEA는 믿을 수 없다'고 선동했다. 장외 집회에서 "IAEA를 해체해야 한다"고 했으며, IAEA 보고서가 "일본 맞춤형 보고서이며 정치적 보고서"라고 했고, "보고서에 일본의 로비 의혹이 있다"고도 했다. 최종 보고서가 나온 뒤에도 마찬가지다. "IAEA의 독자적 검증이 아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과 상상만 받아쓴 깡통 보고서"라고 했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 IAEA 보고서는 소속 직원과 한국, 미국, 중국 등 11개국 원자력 전문가들이 2년간 6차례에 걸쳐 검증한 결과를 집약한 것이다. 검증에서 오염수 탱크에서 추출한 시료를 IAEA 산하 연구소 3곳에서 분석했고 한국·미국·프랑스·스위스 등 4개국의 연구소가 교차 검증했다. 그리고 분석 대상 시료는 IAEA 검증단의 참관하에 채취됐다.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일본의 로비나 입김이 작용할 여지는 없었다는 얘기다.
IAEA는 1957년 설립된 유엔 산하 독립기구로 원자력 이용에 관해 세계 최고의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 핵심 업무의 하나가 방사능 유출을 다루는 핵 안전이다. 여기서 낸 보고서를 못 믿는다면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그 대안을 제시해 보라. 지금까지 민주당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한국원자력학회가 공개 토론을 제안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왜 그럴까?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자신들의 주장이 '괴담'임이 공개리에 들통날 것 같아서인가? 지금도 늦지 않다. IAEA 보고서가 '깡통 보고서' '일본 맞춤형 보고서'임이 확실하다면 공개 토론에서 증명하면 된다. 그러면 '못 믿겠다'고 목청을 돋울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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