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계의 '삼성 왕조', 이젠 옛말 됐다

입력 2023-06-23 13:35:32 수정 2023-06-23 19:23:14

라이온즈, 22일 키움에 지면서 최하위 추락…축구·농구·배구 프로 전 종목 꼴찌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왼쪽에서 4번째)이 경기 직후 선수들과 주목 인사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왼쪽에서 4번째)이 경기 직후 선수들과 주목 인사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아, 옛날이여.'

한동안 국내 스포츠계를 호령하던 삼성 왕조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전 종목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대 2로 져 최하위인 10위로 밀려났다.

최근 9경기에서 1승 8패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삼성은 현재 26승 39패를 기록, 한화 이글스(25승 37패 4무)에게 9위 자리를 내주며 꼴찌로 추락했다.

삼성이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2018년 5월 14일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이같은 성적 부진은 팀으로서는 위기감을 주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역대 삼성의 입지는 국내 톱 수준이다. 역대 8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다 2011~2014년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까지 거머쥔 국내 유일 구단이다. 또한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사례 또한 단 한차례도 없다. 이런 화려한 역대 성적을 봤을 때 팬들 입장에선 격세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한때 프로축구 전통 강호로 분류되던 수원 삼성도 처지가 비슷하다. 현재 2승 3무 13패, 승점 9로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11위에 자리한 강원FC가 2승 6무 10패, 승점 12를 기록해 수원보다 승점 3이 앞서 있다.

자칫 최하위인 12위로 시즌을 마감할 경우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강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수원은 지난 시즌에도 11승 11무 16패, 승점 44로 10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끝에 가까스로 1부에 잔류한 바 있다.

앞서 올봄에 치러진 농구와 배구에서도 삼성은 나란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은 14승 40패로 '두 시즌 연속 최하위'라는 수모를 당했다. 연세대 사령탑이던 은희석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 쇄신을 노렸지만, 9위 대구 한국가스공사(18승 36패)에도 4경기나 뒤진 명백한 꼴찌를 기록했다.

한때 프로배구를 씹어먹던 삼성화재 또한 최근 몇 년동안 바닥권을 맴돌고 있다. 2022-2023시즌에도 11승 25패, 승점 36으로 꼴찌인 7위로 마감했다.

스포츠계에서는 최근 삼성 구단들의 동시다발적인 성적 부진은 결국 투자 감소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