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직기강 감사 결과 공개…대구 동구청 기간제 근로자, 주차 과태료 등 900만원 횡령

입력 2023-06-15 17:39:02

15일 선거철 공직기강 등 점검 감사보고서 공개
감사원, "이상익 전남 함평군수, 골프장 입구 변경 지시로 지인 땅 수혜"

대구 동구청 기간제 근로자 A씨의 횡령 발생 현황. 감사원 제공
대구 동구청 기간제 근로자 A씨의 횡령 발생 현황. 감사원 제공

대구 동구청 소속 공무원 업무보조 기간제 근로자가 감독 소홀을 틈타 수년간 주차위반 과태료 등 공금 수백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15일 감사원이 공개한 '선거철 공직기강 등 점검 감사보고서'에서 뒤늦게 밝혀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과태료 등 각종 세입은 수납 담당 공무원이 해야 한다. 공금 징수와 수납, 보관, 관리 등도 법령에서 정한 자나 위임받은 자 외에는 취급할 수 없다. 공무원이 아니면 과태료 등 수입금 출납과 같은 행정정보 시스템 접근권한을 임의로 대여해 업무를 처리하거나, 세입 처리를 위해 업무용 통장을 맡아 공금 징수·수납·보관·관리 등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감사원이 감사 결과 대구 동구청은 2017년 1월부터 장애인 주차구역 단속 및 주차표지 관리 등 업무와 관련, 과태료를 구청 금고에 납부하는 등 수입금 출납업무를 기간제 근로자 A씨에게 일임했다. 업무용 통장에 입금된 과태료 등 공금이 제대로 세입처리 됐는지 확인하지도 않았다.

동구청은 권한도 없는 A씨 업무용 컴퓨터에 담당 공무원 공인인증서를 복사하도록 한 후 비밀번호를 알려줘 A씨가 과태료 업무를 처리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간 이 업무를 총괄하며 거쳐간 계장들은 A씨에게 업무를 대신 처리하도록 하고 있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그 결과 A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6년여간 업무용 통장에 임시보관돼 있던 과태료 등 51건 650만6천550원, 국민건강보험료 환급금 등 6건 252만3천20원 등 총 57건, 902만9천570원을 횡령했다.

대구 동구청은 지난해 감사를 받기 직전인 4월 A씨를 동부경찰서에 횡령 혐의로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은 동구청장에게 "세입처리 권한이 없는 자에게 과태료 등 수입금 세입처리 업무를 일임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 수입금 출납 관련 지도·감독 업무를 철저히 해달라"며 '주의' 조치를 했다.

한편 감사원은 대구 동구청 사례 외에도 지역 공공기관 비위 10여 건을 적발했다. 이상익 전남 함평군수는 함평 일대에 조성되던 골프장 진출입구 위치를 합리적 사유 없이 바꾸도록 지시해 군수 지인이 수혜를 봤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국서부발전은 하계휴가 기간 소속 직원용 숙박시설을 경영평가위원 등 직무 관련자나 외부인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전쟁기념사업회는 2021년 2~12월 국내 출장에 공무와 무관한 사업회장 배우자를 동반하고, 이를 위해 허위 출장계획을 수립한 사실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