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대구 영대병원 네거리에서 주신 강아지 '공주', 죽기 전 원래 엄마 만나게 해주고 싶어요"

입력 2023-06-08 19:09:40 수정 2023-06-09 00:13:29

약 16년 전인 2007년 대구 영대병원 네거리에서 강아지를 분양해 준 한 아주머니를 찾는 내용의 전단. 온라인 커뮤니티
약 16년 전인 2007년 대구 영대병원 네거리에서 강아지를 분양해 준 한 아주머니를 찾는 내용의 전단. 온라인 커뮤니티
대구 영대병원 네거리 위치. 네이버 지도
대구 영대병원 네거리 위치. 네이버 지도

16년 전 대구에서 이뤄진 감동적인 강아지 분양 및 입양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사연은 '두 엄마(견주)', 그리고 노견의 16년 만의 만남이라는 후속 이야기도 기다리고 있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7년 전(정확히는 약 16년 전) 강아지를 주신 아주머니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시선이 향했다.

게시물에는 제목이 가리키는 전단 사진이 공개됐다.

전단 내용에 따르면 2007년 7월쯤 대구 남구 봉덕동 영대병원 네거리(대구의 대표적 종합병원인 영남대병원 동쪽 지역을 가리키는 지명. 인근에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대병원역, 대구 남구청, 대구 남부경찰서, 대구고등학교 등이 위치해 있다)에서 한 아주머니가 전단의 글쓴이에게 견령 3개월의 암컷 강아지를 분양했다.

강아지 이름 '공주'를 두고 "너무 예뻐서 이름을 공주라고 지었다"고 했다는 아주머니는 "형제들과 어울리지 못해 불쌍해서, 누구든 주려고 데리고 나오셨다"고 분양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아주머니의 품에 안겨 있던 강아지 '공주'를 두고 글쓴이는 "향기가 났다"고 첫 인상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어 양자 간 분양 및 입양이 성사되면서 강아지는 인근 가게에서 얻은 검정 비닐에 담겨 글쓴이의 집으로 향했는데, 글쓴이는 "이때 아주머니가 '절대 버리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거듭해 했다"고 전단에 '밑줄'을 쳐 강조했다.

아주머니가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돕는 취지인듯 글쓴이는 "스쿠터를 탄 딸과 엄마가 강아지 '공주'를 데리고 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쿠터를 탄 모녀가 공주를 데리고 떠나는 모습은 이 아주머니의 공주에 대한 마지막 기억일 수 있다.

▶이어 글쓴이는 이 아주머니를 다시 찾는 이유를 밝혔다.

여러 네티즌의 눈물샘을 자극한 부분이기도 하다. 다음과 같다.

"예쁜 공주 주셔서 그간 너무 행복했어요. 감사인사 꼭 드리고 싶었어요. 근데 공주가 이제 노견이라 많이 아파요. 죽기 전에, 원래 엄마 만나게 해주고 싶어요. 버리지 않겠단 그 약속, 17년 간 잘 지켰으니 우리 공주 꼭 한번 만나주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