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영방송 TV 수신료, 분리 징수 아닌 폐지가 답이다

입력 2023-06-07 05:00:00

대통령실 국민제안심사위원회가 "공영방송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법령 개정과 후속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권고했다.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세대'에 월 2천500원씩 일률적으로 전기 요금과 함께 부과하는 현행 징수 방식을 바꾸자는 것이다. 현행 통합 징수 방식은 1994년 도입됐다.

국민제안심사위원회는 지난 3월 9일부터 한 달간 TV 수신료 징수 방식과 관련해 '국민 토론'을 개최한 바 있다. 국민 토론을 위해 추천·비추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투표수 5만8천251표 중 5만6천226표(97%)가 TV 수신료 통합 징수 방식 개선에 찬성했다. 현행 통합 징수 방식을 유지하자는 의견은 0.5%인 289건에 불과했다. 'TV 수신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3만8천여 건(65%)이나 됐다.

공영방송 TV 수신료를 징수하는 것은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서다. 공영방송이 상업광고에 의존하게 되면 기업의 영향력에 흔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영방송은 정권의 입김에 심하게 흔들렸다. 작금에는 특정 정치 성향에 함몰돼 왜곡, 편파 방송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풍이나 재난 등에 대비해 국가재난방송으로서 공영방송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 방송을 주도하는 것은 공영방송이 아니라 종편이다. 공영방송이 없더라도 휴대폰 인터넷, 종편 등을 통해 얼마든지 실시간 재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국민들은 TV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더 많이 시청한다.

국민들 입장에서 KBS 수신료 통합 징수는 보지도 않는데 시청료를 강제로 내는 것이고, 별 일도 하지 않는 직원들에게까지 고액 연봉을 챙겨 주기 위해 후원금을 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KBS가 수신료를 받고 싶다면 그 방송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을 모집해 수신료를 받으면 된다. 공영방송 TV 수신료는 분리 징수를 넘어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보지도 않는데, 수신료를 왜 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