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배터리 급부상…2차전지 업계 변화 가져오나

입력 2023-06-06 16:36:51 수정 2023-06-06 20:23:38

NCM 양산에 집중했던 K 배터리 기업, LFP 개발 착수

LFP 배터리-NCM 배터리 특성 비교. 연합뉴스
'SK 온'은 지난 3월 열린 국내 최대 2차전지 산업 박람회인 인터배터리에서 LFP 시제품을 선보였다. 연합뉴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국내 2차전지 업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이 관련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저가형 전기차 출시가 본격화됨에 따라 한국 기업도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2차전지 중간재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대구경북 업계도 발빠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LFP 상용화에 착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LFP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 난징 생산라인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SK온은 지난 3월 열린 국내 최대 2차전지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시제품을 선보였으며, 삼성SDI는 상하이 현지에 R&D센터를 설치하고 LF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FP 배터리-NCM 배터리 특성 비교. 연합뉴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지닌다. 하지만 핵심광물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급이 불안정한 니켈·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LFP 배터리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특히 저가형 전기차 출시가 잇따르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LFP 배터리의 급부상으로 양극재 생산기업도 사업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달 열린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LFP 양극재 시장 진출을 위해 기술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LFP 배터리의 경우 개발 완료한 이력이 있기에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을 확장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LFP배터리 개발 사업에도 대구경북 주요 기업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산업통산자원부는 오는 2026년까지 2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고성능 리튬인산철전지 양극소재, 전해액, 셀 제조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지닌 LFP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이 사업에 씨아이에스와 에코프로비엠이 동참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반값 전기차를 구현하는 데 있어 LFP 배터리가 필수로 들어가다 보니 관련 기술개발과 제품양산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면서 "과거엔 한국과 중국 기업이 각자의 영역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 기술 난이도로 보면 우리 기업이 이미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는 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