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범 투자금 6억여원 중 중 5천500만원 유용한 혐의도
오는 9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참사 1주기를 앞둔 가운데 참사의 발단으로 꼽히는 전통시장 정비사업의 시행대행사 대표가 수십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행대행사 대표는 방화범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돈을 가로챘을 뿐만 아니라 조합에도 수십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4일 매일신문이 입수한 검찰 공소자료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한 전통시장 정비사업조합의 시행대행사 대표이사 A씨는 지난 3, 4월 횡령, 업무상 횡령, 배임, 업무상 배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민사집행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3년부터 이 사업을 맡은 A씨는 지난 2019년 조합 돈 19억6천만원을 횡령해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고, 13억2천만원에 달하는 분양 대행 수수료를 부당하게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개인 투자자의 투자금을 사적으로 횡령한 것을 비롯해 일부 조합 간부, 분양 대행사 등과 공모, 불법으로 조합 돈을 빼내 큰 피해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불법을 저지르는 사이 조합이 지은 건물은 텅 빈 채 방치됐고, 조합원들은 수백억 원이 넘는 채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6월 9일 참사를 일으킨 방화범 천 모 씨는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이 사업에 6억8천만 원을 투자했지만 거의 대부분 날렸고, A씨를 대리한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6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다.
천 씨는 A씨 등을 상대로 여러 건의 소송을 이어가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씨는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대화방에서 A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범행 하루 전날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A씨는 천 씨의 투자금 중 5천500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천 씨가 2014년 7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송금한 7천만원 중 1천500만원만 회사 계좌로 송금했다. 또 4천449만원은 8차례에 걸쳐 A씨의 부인 계좌로 입금됐고, 나머지는 주유비, 음식값 등으로 썼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A씨는 "검찰이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제기한 5천500만원은 천 씨와 나의 사적 금전거래였고 관련 녹취록도 있다"며 "다른 혐의들도 수년에 걸친 수사 끝에 무혐의가 처리된 사안들인데 이번에 기소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법정에서 무죄를 증명하겠다"고 반박했다.
A씨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21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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