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준금리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른바 '채권 막차'를 타려는 개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소매채권 판매액이 13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34조원의 판매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개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 열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간 채권은 '예금금리+α'를 추구하는 저변동성 상품으로 거래금액이 커 고액자산가와 기관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쿠폰이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가 활발해졌다. 또 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에 채권 가격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가 몰린 것이 채권 인기의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고채 등 장기 채권의 가격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가령 '국고01125-3909' 채권의 가격은 이달 11일 기준 지난해 저점 대비 21% 올랐다. 이 채권은 2019년 발행된 20년 만기 장기 국채다. 발행 당시 1% 수준의 낮은 금리로 발행된 후 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하락하자, 최근 들어 오히려 매매차익 기대감이 커졌다.
개인 투자자들도 이 같은 장기채에 주목했고, 신용도 차원에서는 안정적인 우량채가 선호됐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채권 판매액 가운데 만기 5년 이상 장기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연초 4%에서 지난 3월 말 19%로 급증했다. 등급별로 보면 지난달 말 회사채 기준 'AAA+'∼'A-' 등급의 우량채가 전체 판매액의 99%를 차지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은 "최근 채권 투자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고객이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채권을 시장 상황에 맞춰 빠르게 공급하고 관련 상품에 대한 일선 직원 교육을 확대하는 등 개인 투자자의 관심 증가에 대응해 시장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약 4조2천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의 월간 채권 순매수 규모가 4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14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조3천억원)의 4배 이상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