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조향사, 피아니스트가 함께 꾸민 무대
"향기와 연주 더한 작품 설명 들으니 감동이 두 배"
"가장 밝게 빛나는 열정의 화가, 반 고흐의 작품을 눈과 코, 귀 등 다양한 감각으로 느껴보세요."
지난 12일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에서는 특별한 문화 특강이 열렸다. 도슨트와 피아니스트, 조향사 등 세 사람이 함께 무대에 오른 것. 이들은 네덜란드 출신의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주제로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감각주의' 강연을 펼쳤다.
EBS 클래스e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 진행자로 활동한 정우철 도슨트가 먼저 고흐의 탄생부터 16세에 화랑의 최연소 점원, 이어 전도사로 하층민의 삶을 접하게 된 과정 등을 막힘없이 설명했다. 관객들은 도슨트의 질문에 대답을 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등 적극적으로 강연에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고흐가 하층민의 고단한 삶을 전하고자 그렸던 '감자 먹는 사람들'의 그림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도슨트가 잠시 말을 멈추고, 노인호 조향사가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이 미리 나눠준 시향지를 꺼내자 공연장이 순식간에 흙과 나무 향기로 휩싸였다. 조향사는 "베티버, 패츌리, 샌달우드 등 작품과 잘 어울리는 향을 매칭해봤다. 하루종일 땅을 일구고 온 손으로 감자를 나눠먹는 이들의 삶이 잘 느껴질 것"이라며 "향기로 그림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시후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앞에 앉았다. 곧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가 연주됐다. 관객들은 저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시향지를 맡으며 정감 있고 따뜻한 느낌의 곡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후에도 도슨트가 다시 등장해 고흐의 파리, 아를에서의 생활과 오베르에서의 죽음까지 일생을 설명했고, '열다섯 송이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에' 등 역작이 등장할 때마다 조향사와 피아니스트가 무대를 꾸몄다. 각 그림과 매칭된 향기와 그에 어울리는 피아노 연주가 이어졌다.
관객들의 집중도는 상당히 높았다. 세 명의 입담에 때때로 웃음 바다가 되거나, 고흐의 안타까운 생애를 얘기할 땐 탄식하기도 했다. 또한 시향지를 맡을 때마다 감탄이 터져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강사와 관객 간 소통이 적극적으로 이뤄진 강연이었다.
김경미 씨는 "그림과 공연의 만남은 이전에 본 적이 있지만, 향기를 매칭하는 것은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고 감동도 두 배로 다가왔다"며 "고흐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도 알게 돼 매우 유익한 강의였다"고 말했다.
대덕문화전당 관계자는 "지난해 7월에 진행한 '감각주의-모네편'과 이번 고흐편 모두 500여 석 전석이 일찍 매진될 정도로 인기"라며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형식의 공연이어서 많은 시민의 관심이 몰린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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