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영장 전전" 장애인 수영 꿈나무, 전용 훈련장·전문 코치 생겼다

입력 2023-05-08 16:47:59 수정 2023-05-08 22:07:31

대구장애인수영연맹 "두류수영장 측에 양해를 구해 제공하기로"
대구시교육청 특수교육원 "7월부터 장애인 수영 프로그램 1순위로 운영"

지난 3일 오후 12시 세명학교 소속 수영선수인 황윤호(14·가명) 군이 두류수영장에서 전문코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황 군은 이달 16일부터 울산에서 열리는 제17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황 군 제공
지난 3일 오후 12시 세명학교 소속 수영선수인 황윤호(14·가명) 군이 두류수영장에서 전문코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황 군은 이달 16일부터 울산에서 열리는 제17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황 군 제공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진 특수학교 소속 수영 꿈나무가 정작 교내에 있는 특수 수영장은 사용하지 못해 좌절하고 있다(매일신문 5월 1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응원의 손길이 곳곳에서 전달되고 있다.

대구장애인수영연맹은 세명학교 소속 선수인 황윤호(14·가명) 군에게 두류수영장 선수용 레인을 쓸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자폐성 장애를 비롯한 지적장애 수영선수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전문 코치를 소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맹은 황 군이 학교 특수 수영장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두류수영장 측에 양해를 구해 훈련 장소를 제공했다.

달서구에 있는 지적장애 학생을 위한 공립 특수학교인 세명학교에 다니는 황 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1급의 수영선수로 이달 16일부터 울산에서 열리는 제17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황 군의 가족들은 체전 준비를 위해 세명학교 내 특수수영장인 '어울림 수영장'의 사용을 요청했지만 일반학생들의 생존수영 프로그램 등으로 인해 사용이 어려웠다.

달서구 성당동 두류공원 내에 있는 두류수영장은 1984년 건립된 실내수영장으로 5만6천523㎡ 면적의 다이빙풀, 경영풀, 경영연습풀, 워터파크 등을 갖추고 있다. 수영 선수가 실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영풀은 길이 50m, 폭 25m의 8개 레인으로 조성됐다. 이 중 3개는 장애인수영연맹이 전담해 사용하고 있다.

전종국 대구장애인수영연맹 전무는 "보도 이후 마침 달서구에서 장애인 실업팀을 창단하면서 기존에 레인을 쓰던 선수가 입단으로 빠졌고, 이를 황 군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 군의 어머니 송아름(45·가명) 씨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수영 선수의 경우 전문 코치도 마땅하지 않아 선수가 직접 전문 코치를 수소문했어야 했는데 한시름 놓았다"며 "'수영'은 아이가 유일하게 스스로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운동이자 놀이이며 친구였는데 부모로서 이것을 지켜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세명학교에 있는 어울림수영장을 운영하는 대구시교육청 특수교육원도 7월부터 장애아동을 중심으로 수영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명학교 선수 육성을 위한 지원 역시 적극적으로 하기로 약속했다.

추대엽 대구시교육청 특수교육원 장학관은 "지난 2일 세명학교 수영 선수 학부모와 프로그램 운영 전반에 대한 내용을 논의했다"며 "7월부터 장애 아동이 365일 내내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강사 등 추가 지원책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