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대 차 긁은 초딩 용서했는데 따지는 초딩 엄마…수리비 청구하기로

입력 2023-05-08 08:27:01 수정 2023-05-08 08:33:27

주차장에 세워둔 고가의 외제 차량을 긁은 어린 학생을 용서해줬는데 돌연 아이의 부모가
주차장에 세워둔 고가의 외제 차량을 긁은 어린 학생을 용서해줬는데 돌연 아이의 부모가 "왜 우리 아이를 혼냈냐"며 목소리를 높여 결국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주차장에 세워둔 고가의 외제 차량을 긁은 어린 학생을 용서해 줬는데 되레 아이의 부모가 "왜 우리 아이를 혼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자신의 선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해당 차주는 결국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차주 A씨가 지난 5일 '차를 긁었다는데, 참 이상한 세상이네요'라고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A씨는 "잘 타지 않고, 시끄러운 차다 보니 사는 곳과 떨어진 유료주차장에 월 결제를 해놓고 보관 중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다 A씨는 "초등학생 4~5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나무 각목으로 만든 눈삽으로 차를 긁었다는 관리직원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관리직원에게) '많이 긁혔냐'고 물어보니 '페인트가 까진 건 아니고 하얀 기스들이 생겼다'고 하더라"며 "'그냥 좀 혼내고 보내세요'하고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A씨는 한두 시간 뒤에 관리직원에게 다시 전화를 받게 된다. 그는 "다시 전화가 왔는데 '잠시만 오셔서 도와주시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옆에서 여성의 고함소리가 났다"고 했다.

현장에 도착한 A씨는 아이의 엄마가 자신의 자녀를 혼내게 한 데 격분해 항의 차원에서 찾아온 것이었다.

이에 A씨가 "타인 재산에 피해를 입혔으니 잘못된 것을 가르쳐주는 게 어른 아닌가. 내가 금전적 보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잘잘못만 알려준 건데 그렇게 화날 일이냐"고 말하자, 아이 엄마는 "차 기스 난 거 수리해주면 될 거 아니냐. 왜 내 귀한 자식한테 네가 뭔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 엄마와 대화가 안 통한다고 생각한 A씨는 결국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리고 차량을 정비소에 입고시키고 수리비를 청구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는 "제가 차주인데 직원에게 좀 혼내달라고 부탁드린 것이니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다고 하고 아이한테도 미안하다고 했다"며 "큰 기스는 아닌데 참 씁쓸하다. 너무 야박한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했다.

A씨의 차량은 출고가만 약 2억5천만원에 달하는 외제차량이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은혜를 원수로 갚나", "(아이 엄마가) 화를 왜 낼까. 금융치료가 잘 되길 바란다" 등 반응을 보였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후속 글을 올려 또 한번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후속 글에서는 아이의 아버지이자 항의한 여성의 남편이 사과 입장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집사람이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서 그렇다", "어떻게 안 되겠냐", "봐주시라"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처음에는 꼬마 아이와 어른인 저의 문제여서 넘어가려 한 건데 지금은 어른과 어른의 일이니 그럴 수 없다"고 대응했다. A씨는 경찰에도 사건을 접수했다.

그는 "정비소에서 최초 충격을 받았던 곳이 찍히며 찌그러진 분위가 있다고 하더라"며 "수리 과정이나 견적은 아직 안 나왔다. 폐쇄회로(CC)TV 증거 확보는 했고, 제가 직접 청구하기는 번거롭고 모르는 게 많아서 경찰에 접수했다"고 했다.

주차장에 세워둔 고가의 외제 차량을 긁은 어린 학생을 용서해줬는데 돌연 아이의 부모가
주차장에 세워둔 고가의 외제 차량을 긁은 어린 학생을 용서해줬는데 돌연 아이의 부모가 "왜 우리 아이를 혼냈냐"며 목소리를 높여 결국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