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은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와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이달 중 ㎾h(킬로와트시)당 한 자릿수 이내의 전기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서민들로서는 올해 1분기(1~3월) ㎾h당 13.1원의 전기료 인상 폭탄을 맞은 뒤, 연이어 덤터기를 쓰는 셈이다. 한국전력(한전)은 지난해 무려 33조 원의 적자를 냈다. 대한민국 산업사에 있어 본 적 없는 역대급 최악의 실적이다. 세계적으로도 금융위기 때나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문재인 정부의 '앞잡이' 노릇을 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권 코드 맞추기에 급급해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면서 정작 중요한 송·배송망 투자는 줄여 '안정적 전기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내팽개친 것은 바로 한전 자신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문재인 정부 시절 급격히 늘어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때문에 국내 전력 운용의 안정성이 떨어져 2031년 전후로 전력 과잉 생산에 따른 '블랙아웃'(대정전) 사태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블랙아웃은 수요 과잉뿐 아니라 공급 과잉 때도 발생한다.
그러나 한전은 지난해 오히려 직원 280명을 늘리고 기본급 1.7%를 올렸으며, 올해도 1.7% 기본급 인상이 예정되어 있다.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자 임원들과 처·실장급 간부들만 지난해 성과급 전부 또는 절반을 반납했을 뿐이다. 일반 직원은 아예 성과급조차 반납하지 않았다. 일반 기업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도덕적 해이이다. 더욱이 한전이 지난해 정부에 보고한 14조3천억 원의 자구안 중 절반가량을 토지 등 자산 재평가로 확충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미봉책 그 자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상당 부분 손실 부담을 민간(전기료 인상)과 자회사에 떠넘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문재인 정권의 앞잡이 한전'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없는 한 국민은 단 한 푼의 전기료 인상조차 받아들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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