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이제와 직영한다고 내쫓다니" 포항수협 송도활어회센터 입점 중매인들 뿔났다

입력 2023-05-12 16:13:09 수정 2023-05-12 20:50:02

포항수협 "적자 누적 등 직영 불가피한 상황…어민 위해 운영하겠다" 해명

포항수협 송도활어회센터. 매일신문 DB
포항수협 송도활어회센터. 매일신문 DB

포항수협이 최근 송도활어회센터(이하 회센터) 내 모든 회 판매 점포 운영을 직영으로 돌리면서 일부 중매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12일 포항수협 소속 중매인 등에 따르면 포항수협은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동 송도활어회센터 회 판매 점포에 대해 지난달 20일부터 직영 운영에 들어갔다.

회센터는 2017년 준공 이후 1층 회 판매는 중매인들이, 2~3층 식당은 포항수협이 각각 분리해 운영해 왔지만 이번 결정으로 건물 내 전체 운영을 포항수협이 맡게 됐다.

앞서 중매인과 포항수협은 회센터 운영 이후 적지 않은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관리비가 문제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회센터에 입점해 있던 중매인 4명이 각각 450만원씩 모두 관리비 2천만원을 매달 냈다. 이 돈은 전기·수도·해수 사용·음식물쓰레기 처리·홀서빙 인건비 등에 사용됐다. 이중 홀서빙 인건비가 1천만원 상당이나 차지했다. 중매인들은 "왜 식당 직원 월급에 우리 돈을 보태야 되느냐"고 매번 불만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1일 포항수협이 내부 노후시설 리모델링을 한다는 명목으로 회센터 문을 닫은 뒤 건물에 관리비와 관련한 '재계약 공고'를 붙이면서 갈등이 커졌다. 예치금 1천만원에 월 관리비 450만원이었던 것을 예치금 5천만원에 월 관리비 700만원으로 금액을 크게 올리자 중매인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양측 조율 끝에 결국 중매인 4명이 모두 비싼 관리비 부담 등 이유로 점포 운영을 포기하면서 포항수협이 회센터를 직영하게 됐다.

한 중매인은 "코로나19로 3년간 손님이 없어 힘들었을 때도 문을 열었고 관리비도 꼬박꼬박 냈었는데, 이제 자리가 좀 잡히려고 하니 관리비를 터무니없이 올려 내쫓듯 밀어냈다"며 "애초 어업인들의 수익 증대를 위해 정부 지원까지 받아 만든 시설이 회센터다. 그런데도 수협이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포항수협은 회센터 직영 운영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항수협 관계자는 "중매인들이 그동안 낸 관리비는 회센터 운영비용에 턱없이 모자라 수협이 나머지 비용을 메워왔다. 이 비용만 해마다 수억원에 달한다"며 "코로나19에도 중매인들이 고통 분담을 부탁해 비용을 450만원만 받았던 것이고, 이제 비용을 정상화하려는 것인데 이걸 이렇게 비난으로 돌려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센터 운영 자체도 최근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수협 직영 운영이 아니면 불법이라고 언질을 준 상황이라 토지 반환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점포 정리를 해야 했다"며 "직영 운영을 하더라도 어민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도활어회센터는 총 사업비 75억8천만원 중 자부담 21억8천만원 외에 나머지를 국비로 지원받아 2015년 7월 착공, 2년 뒤인 2017년 2월 준공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