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방미 첫 일정은 '콘텐츠 동맹'…넷플릭스 3조3천억 투자

입력 2023-04-25 06:40:08 수정 2023-04-25 21:27:57

K드라마·영화·예능 지원 계획
특정국가 공개투자 이례적…한미동맹 강조한 넷플릭스
"한국 멋진 이야기 들려주길"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열린 글로벌기업 최고 경영진 접견에서 프로야구 시구 영상을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에게 보여주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열린 글로벌기업 최고 경영진 접견에서 프로야구 시구 영상을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에게 보여주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 발표에 손뼉 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 발표에 손뼉 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미국 국빈 방문 첫 일정으로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CEO)와 만나 향후 4년 간 25억 달러(3조3천억원) K콘텐츠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10분(현지시각)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를 접견하고, 한국 드라마·영화·리얼리티쇼 등 K콘텐츠 투자 계획에 대해 논의한 뒤 언론공동발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금액(1조5천억)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테드 서랜도스 대표 등 최고경영진들과 만나 매우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이번 투자는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서랜도스 대표가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기업의 관계가 마치 한미동맹과 같다고 말했는데 100% 공감한다"며 "한미 동맹은 자유를 수호하는 가치동맹인데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문화가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서랜도스 대표는 "한국의 창작 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고 한국이 멋진 이야기를 계속 들려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며 "윤 대통령께서 한국의 엔터 사업과 한류에 대해 애정을 갖고 강력한 지지를 보내주신 것도 한 몫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문화, 한국의 창작물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일을 보는 게 환상적인 일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인 시대정신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라며 "한국어 자막을 다는 작업도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 34개 언어로 자막과 더빙을 제공할 정도로 크게 확장됐다"고 했다.

넷플릭스의 이번 투자가 한국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에 기여할 뿐 아니라 한국의 창작업계 생태계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주 훌륭한 히트작들, '오징어게임'이나 '더 글로리', '피지컬: 100'과 같은 작품을 만들어냈다"며 "이러한 파트너십을 지속해 한국의 창작사업을 지원할 뿐 아니라 한국 문화, 한국의 이야기꾼들이 전 세계적으로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계속 함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규모나 투자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공개 투자 발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전 세계 190여 개국 2억3천100만 넷플릭스 가입 가구 중 6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그만큼 넷플릭스가 K콘텐츠에 대한 잠재력과 대통령의 육성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여기에 윤 대통령이 콘텐츠 산업을 대한민국의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여러 차례 밝히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수출 마케팅에 직접 나선 것도 넷플릭스 경영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랜도스 대표도 이날 접견과 언론 발표에서 편지 교류 등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돼왔던 윤 대통령과의 교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한국프로야구 개막전 시구(4월 1일)도 화제가 됐다. 서랜도스 대표가 "윤 대통령의 시구를 봤는데 정말 굉장했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당시 시구 연습 동영상을 보여주며 "40년 만에 투구였다"고 화답했다.

또, 서랜도스 대표는 이날 함께 참석한 김건희 여사에게 자신이 키우고 있는 유기견 두 마리 사진을 보여주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날 오후 7시 워싱턴 D.C.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방미 첫 날 첫 일정은 동포 만찬 간담회로 알려졌으나 사전 공지되지 않았던 넷플릭스 대표와의 접견이 먼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