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진보' 선언한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진보 대표 민주당·조국…오염될 대로 오염됐다"

입력 2023-04-24 18:15:08

대표적 노동운동가로 꼽히는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이 "진보 이미지는 오염될 대로 오염돼버렸다"며 '탈(脫) 진보'를 선언했다.

한 총장은 24일 '나는 이제 진보 외투를 벗는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매일노동뉴스에 내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 진보 진영의 사회적 대표성은 민주당에 있다. 인물의 대표성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조국(전 법무장관)에게 있다"며 "민주당은 도덕성마저 상실했고 조국은 내로남불의 상징이다. 진보 이미지는 오염될 대로 오염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한 총장은 한국의 진보 진영이 보수 진영처럼 체제에 안주하려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상위 10%가 총소득의 절반 가까이 점유하는 심각한 불평등 국가다. 하위 50%를 향한 상위 10%의 양보와 나눔이 필요한 사회"라며 "그러나 보수와 함께 상위 10%를 분점한 진보는 하위 50%에게 양보하고 나눌 의향이 없다. 상위 10% 구간에 대한 증세 생각도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조국 사태에서 확인하듯, 불평등한 성채 안의 삶을 더 공고히 하고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표창장을 위조하는 등의 반진보 행위를 옹호하는 암담한 상황도 벌어진다"고 했다.

특히 한 총장은 "보수는 사회적 위법 상황이 발생하면 꼬리라도 신속하게 자르는데, 진보는 옹호하거나 뭉개는 대응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진보 스스로 자신을 사회적 염치조차 상실한 집단으로 이미지화하고 있다"고 했다.

또 "평등 가치를 실현하기는커녕 불평등에 안주하거나 심화하는 데 일조하는 그런 진보, 진영논리로 대통령 부인을 조롱하며 여성 인권을 훼손하는 그런 진보, 주장만 선명하고 삶은 자본에 철저하게 포섭된 그런 진보, 반 국민의힘 전선이 진보의 모든 것인 양 사고하고 행동하며 진보의 가치를 훼손하는 그런 진보, 고작해야 '조중동' 인터뷰 안 하는 것을 원칙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진보, 더는 그런 진보 외투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