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대구에서 있을 수 없는 일 일어났다" 목소리 높여
수성아트피아, '합창' 그대로 진행한다
대구시 "사태 해결 위한 방법 고심중"
수성아트피아의 재개관 기념공연 레퍼토리 중 하나인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대구시 종교화합자문위원회(이하 위원회)의 한 위원이 반대한 것과 관련, 대구 일부 예술인이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 예술인 10여 명은 20일 정오 대구 동성로 CGV 대구한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회의 극단적 종교편향 판정을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재휘 대구클래식 아카데미 회장은 "곡에서 말하는 '신'은 특정한 종교의 신을 일컫는 것이 아닌 절대적인 신을 이야기하는 예술의 일부분"이라며 "위원회 전원 만장일치가 필요하다는 대구시 조례도 이해가 안 되며, 이번 사태는 문화도시 대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앞서 수성아트피아는 지난 2월 대구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합창단과 '합창'을 재개관 공연 프로그램 중 하나에 넣기로 합의하고 이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해당 곡이 '신을 찬양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종교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반대 의견을 내면서 안건이 부결됐다. 이에 시립합창단과 시립교향악단은 아예 공연에 불참한다는 의견을 수성아트피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조례에 따르면 시립합창단은 의무적으로, 시립교향악단은 필요시에 종교 중립성 확보를 위해 위원회 종교 위원 전원의 찬성을 받도록 돼 있다. 현재 위원회는 ▷종교계 4명 ▷언론계 1명 ▷문화예술계 1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예술인들은 입장 발표 이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까지 규탄 행진을 이어갔다. 박수원 오르가니스트는 동인청사 앞에서 대구시를 상대로 ▷공연 금지 조치 철회 ▷종교편향, 종교화합 용어 사용 중지 ▷위원회를 통한 검열 중지 ▷위원들 서명과 실명 등이 기재된 보고서 공개 등을 요구했다.
대구시는 "현재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위원회와 함께 사태 해결과 방지를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수성아트피아는 '합창'을 예정대로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출연이 불발된 시립합창단과 교향악단 대신 지역 예술인들로 구성해 공연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수성아트피아 관계자는 "'합창'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그대로 무대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다만, 시민들에게 일부 불편을 드린 만큼 전석 무료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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