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이내 짧은 영상 숏폼 내 댄스챌린지 화제
일본 싱어송라이터 이마세도 숏폼 통해 인기
신인 걸그룹 데뷔 5개월만에 빌보드 핫100차트
'띵 띵띵땅땅띵 땅땅 띵띵 땅땅땅.'
요즘 SNS를 열심히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멜로디다. 일명 '베트남 띵띵송'이라고 불리는 '시 팅'(See Tình)이다. 이 곡은 베트남 가수 겸 배우 호앙 투 링(Hoàng Thùy Linh)이 부른 노래로, 유명 남자 아이돌과 배구선수까지 띵띵송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화제가 되며 한동안 SNS에 열풍이 불었다.
국내에 베트남 음악 V팝(비엣팝)이 불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SNS에 업로드되는 각종 숏폼 때문.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되는 이 콘텐츠는 모바일 기기가 익숙한 Z세대(1990년대 중반~ 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유행이 시작되며 전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숏폼은 글로벌 음악 유통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각종 팝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한 댄스 챌린지 열풍이 불면서 덩달아 원곡까지 주목을 받으면서다. V팝이 국내에서 유행한 것처럼 국내에서 조명받지 못한 K팝 역시 숏폼을 타고 세계를 누비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춤추며 듣다 보니…이 음악 뭐야?
인플루언서들의 활용도가 높은 대표적인 숏폼은 인스타그램의 릴스와 틱톡의 스페드 업(sped up), 유튜브 숏츠 등이다. 예능 등 짧게 편집한 콘텐츠를 빠르게 넘기며 보는 재미가 컸던 숏폼은 댄스 챌린지와도 결합하며 또 다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020년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처럼 유명 가수들이 본인 노래의 특정 안무를 동료 연예인과 함께 촬영한 짧은 콘텐츠가 유행으로 번지면서 점점 일반인들로 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그렇게 댄스 챌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음악이 국내를 넘어 국외까지 넓혀지면서 V팝 등 다소 생소했던 해외 각종 팝들이 어느덧 친숙한 음악으로 다가오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싱어송라이터 이마세(Imase)의 곡 '나이트 댄서'다. 제이팝은 국내 음원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는데, 지난해 8월 발표한 나이트 댄서가 숏폼에서 챌린지 음악으로 쓰이면서 국내 인기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나이트 댄서는 3월 멜론 음원차트 'TOP100'에서 37위를, 3월 일간‧주간 해외종합 차트에서 2위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흥행한 제이팝 중 최고 기록이다.
◆숏폼이 일으킨 '중소돌'의 기적
국내에서 다소 조명받지 못한 K팝도 숏폼을 타고 유행 중이다. 최근 숏폼 영향으로 중소 기획사의 걸그룹(중소돌) '피프티 피프티'의 곡 큐피드(Cupid)가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오르면서 '중소의 기적'이라며 연일 화제다.
2021년에 설립된 신생 중소회사인 어트랙트는 지난해 12월 4인조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를 데뷔시켰다. 데뷔곡 큐피드는 고백을 거절당한 후 마음을 솔직하게 노래한 곡으로 듣기 편안한 운율감이 특징이었음에도 멜론 음원차트에서도 100위권 밖을 맴돌 만큼 국내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하지만 4월부터 분위기는 역전됐다. 4월 1일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 곡 큐피드가 진입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는 데뷔 135일 만의 일로 역대 핫100 차트에 진입한 K팝 가수 원더걸스, 싸이, 뉴진스 등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차트 순위는 급속도로 뛰어오르는 중이다. 1일 첫 시작 100위에서 4월 둘째 주 85위를 기록한 데 이어 14일 공개된 최신 차트에서 34위를 기록했다.
신인 걸그룹의 인기 비결은 바로 숏폼. 틱톡의 원곡을 2배 속도로 재생한 버전인 '스페드 업' 숏폼에 한 사용자가 큐피드를 배경음악으로 넣은 버전을 만들어 올리면서 글로벌 댄스챌린지가 시작됐다. 큐피드 곡의 가사 'I gave a second chance to Cupid'에 맞게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린 뒤 화살을 날리는 안무가 챌린지의 포인트다.
피프티 피프티 열풍은 당분가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큐피드'가 글로벌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월별 청취자 수 2천만 명을 돌파하면서 차세대 걸그룹 입지를 단단히 다져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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