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野 김태효 해임 요구 일축…"누구에게 도움되는 일인가"

입력 2023-04-17 18:03:54

민주당, 17일 대통령실 민원실에 '김태효 해임 건의서' 제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진성준 의원 등 국회 운영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미국 불법 도청사태 관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해임요구 기자회견에서 관련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진성준 의원 등 국회 운영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미국 불법 도청사태 관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해임요구 기자회견에서 관련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더불어민주당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해임 요구에 "누구에게 도움 되는 일인지 되묻고 싶다"며 일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김 차장이 이번에 미국 출장도 다녀왔지만 외교 최일선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여러 외교 일정을 챙기고 있다"며 "지금 협상 중인 당국자를 물러나라고 한다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 운영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김 차장에 대한 해임요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대통령실을 찾아갔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자 결국 대통령실 민원실에 해임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을 김 차장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미국 측을 옹호하는 취지로 말한 점을 문제삼았다.

의원들은 "(김 차장이) '악의적으로 도청한 정황이 없다'는 황당무계한 궤변으로 미국을 두둔했다"며 "굴종적·저자세 외교로 일관된 윤석열 정부답게 미국에 항의할 기회조차 포기했으며, 도·감청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허위사실이라며 무시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도·감청 사안에 선의, 악의를 운운하며 주권을 침해한 미국을 두둔하는 것을 보며 왜 항상 자국의 국익은 뒷전인지 의문이 든다"며 "심각한 주권 침해를 두고 '선의의 도청' '허위사실' '자해행위' 운운하며 책임을 피하고 국익을 뒤로 한 김 차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최근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 문건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한국 국가안보실 회의를 도·감청 정황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문건에는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방안을 거론하는 등의 대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을 비롯해 대통령실은 이 같은 의혹은 '거짓'이라며 반박했다.

김 차장은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말 국빈방문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도·감청 의혹을 해소해야 할 필요성'을 묻는 말에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도청)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 방문을 마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방문을 마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