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타격' 구자욱과 피렐라…삼성 타선을 이끄는 힘

입력 2023-04-17 16:08:38 수정 2023-04-17 19:01:19

구자욱, 8연속 멀티히트로 질주
피렐라, 이틀 연속 3안타로 부활
부상 악재 속 반가운 불방망이

부상 악재에 빠진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이끌고 있는 호세 피렐라(왼쪽)와 구자욱(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제공
부상 악재에 빠진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이끌고 있는 호세 피렐라(왼쪽)와 구자욱(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왕조의 유산' 구자욱이 달아오른 방망이를 앞세워 삼성 라이온즈 공격을 이끌고 있다. 줄부상 악재 속에서도 삼성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건 구자욱의 활약이 있는 덕분이다. 호세 피렐라의 부활도 가뭄 속 단비다.

삼성은 지난주 6연패 사슬을 끊었으나 분위기를 반전시키긴 아쉬웠던 상황. 14~16일 대구 홈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2승 1패, 위닝 시리즈를 기록하면서 반격의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16일 열린 마지막 경기에선 공수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며 9대1로 승리를 거뒀다.

문제는 시즌 첫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음에도 삼성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점. 부상자가 줄을 잇고 있어서다. 시즌 초부터 외야수 김현준, 포수 김태군과 김재성 등이 빠진 데 이어 좋은 타격감을 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던 김동엽마저 이탈했다.

김동엽은 15일 롯데전에서 내야 땅볼을 친 뒤 1루로 전력 질주하다 왼쪽 골반 쪽에 통증을 호소, 교체됐다. 이튿날 MRI 촬영 결과 대퇴사두근이 손상된 것으로 드러나 등록 말소됐다. 삼성은 일단 김동엽이 복귀하기까지 8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공격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공격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악재가 겹쳤지만 믿는 구석은 있다. 시즌 초반부터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온 구자욱이 연일 불을 뿜고 있기 때문이다. 구자욱은 8일 LG 트윈스전부터 8경기 연속 2안타를 때려내며 삼성 타선을 이끌고 있다. 타율은 0.404로 4할이 넘고, OPS(출루율+장타율)가 0.999에 이른다.

지난 시즌 아쉬움을 털어내는 활약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구자욱은 2020, 2021 시즌 3할을 웃돌던 타율이 지난 시즌엔 0.293에 그쳤고, 출장 경기 수(99경기)도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경기를 넘지 못했다. 다른 선수라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성적. 하지만 지난 시즌을 앞두고 5년 120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구자욱의 입지를 생각하면 만족하기 어려웠다.

피렐라가 '깨어난' 것도 반갑다. 2021시즌부터 삼성에 몸담아온 피렐라는 성실하고 열정적인 모습에다 뛰어난 성적까지 보여줘 사랑받는 존재. 지난 시즌 삼성은 부진했지만 피렐라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개인 타이틀 경쟁을 펼쳐 팬들의 마음을 달래줬다.

올 시즌 개막 이후 침묵을 이어가던 피렐라가 16일 대구 홈경기에서 폭발했다.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롯데 마운드를 맹폭했다. 15일 3안타에 이은 이틀 연속 맹타. 타구의 질도 좋았다. 피렐라의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빠르게 빨랫줄처럼 외야로 뻗어나갔다. 1할대에 머물던 타율도 0.229로 올랐다.

삼성 라이온즈 공격의 핵인 호세 피렐라.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공격의 핵인 호세 피렐라. 삼성 라이온즈 제공

외야 펜스와 충돌한 여파로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걷어냈다. 지난 4일 피렐라는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7대6 삼성 승) 때 몸을 날려 상대 타구를 잡으면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기록한 뒤 외야 펜스에 부딪혀 구급차에 실려나간 바 있다. 이후 그는 세 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피렐라는 구자욱, 강민호(타율 0.350)와 함께 삼성 상위 타선의 핵. 김동엽이 빠지면서 장타력에 공백이 생기게 된 터라 피렐라의 부활은 더욱 힘이 되는 소식이다. 오재일(타율 0.209)의 타격감만 살아난다면 해볼 만한 승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