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관련 발언 두고 신경전 이어오다 갈등 폭발
"용산서 교통정리 나서" 분석…洪 "욕설 목사 위촉하라" 비판


집권당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여 온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잇따른 정치적 발언과 행보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두고 빚은 갈등 탓이다.
홍 시장은 그동안 전 목사의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즉각적인 퇴출을 주장했고, 김 대표는 홍 시장에게 시정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신경전을 이어오던 두 사람의 갈등은 13일 김 대표가 홍 시장을 당의 상임고문직에서 해촉 하면서 폭발했다.
정치권에선 국정운영과 관련해 너무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는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대통령실이 교통정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가 대통령실의 의중을 관철하기 위해 홍 대표의 입을 막았다는 얘기다. 현직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여권에 훈수꾼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대표가 총대를 멨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시장의 상임고문직 해촉을 결정했다. 상임고문 해촉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이날 결정은 김 대표의 직권으로 이뤄진 것이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상임고문의 경우,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활동하거나 이런 분이 안 계신 것이 관례였다"며 "그에 맞춰 정상화를 시킨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당 안팎에선 '관리형 대표'라는 꼬리표 때문에 당무 장악 과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김 대표가 더 이상 끌려가지 않기 위해 극약처방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김 대표로부터 일격을 당한 홍 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엉뚱한데 화풀이를 한다"며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고 쏘아붙였다.
특히 홍 시장은 "입당 30여년 만에 상임고문 면직은 처음 들어본다"며 "강단 있게 당 대표를 하라 했더니만 내가 제일 만만했는지 저한테만 강단 있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홍 시장은 "비판하는 당내 인사가 한 둘이 아닌데 그들도 모두 징계하시는 게 어떻겠느냐"며 "문제 당사자에 대한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단 말이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상임고문 면직이라는 건 처음 들어본다"며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로 몽둥이 찜질하는 걸 넘어서 이제 상임고문 면직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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