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이변의 희생양’ 간신히 면했다…‘2부 꼴찌’ 천안에 2대 1 신승

입력 2023-04-12 21:32:57

12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대구 이근호가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12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대구 이근호가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이변은 없었지만, 감동도 없었다. 프로축구 대구FC가 '약체' 천안시티FC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뒀다.

대구는 12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이어진 승부 끝에 천안을 2대 1로 이겼다.

이날 두 팀은 사상 처음으로 맞붙었지만, 대구가 손쉽게 승리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K리그1 8위로 중위권을 달리는 대구와 달리, 천안은 K리그2에서 개막 후 6경기를 모두 패배하면서 최하위에 머문 팀이다.

객관적인 전력 차가 선명했지만, 대구는 이날 선발로 출전한 골키퍼 최영은과 공격수 김영준, 미드필더 박세진 등을 제외하곤 핵심 전력을 투입하며 만전을 기했다.

대구는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공세를 펼쳤다. 특히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측면 공격수 바셀루스가 왼쪽과 중앙을 오가며 천안을 흔들었다. 높은 지역에서 공을 탈취한 뒤 공격 기회를 만드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22분 황재원의 롱패스를 받은 바셀루스는 페널티박스까지 공을 몰고 간 뒤 문전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찔렀다. 쇄도하던 박세진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대구는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렸지만, 천안의 '두 줄 수비'는 쉽게 뚫리지 않았다. 천안은 수비 시 장신 공격수 모따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수비라인에 가담했다. 이따금 모따의 높이를 이용한 '한 방'을 노렸지만, 마무리가 정교하지 않았다.

대구의 선제골이 터졌다. 해결사는 대구의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였다.

이근호는 37분 케이타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 천안을 골망을 갈랐다. 전날이 생일이었던 이근호는 귀중한 선제골로 자축포를 터트렸다.

후반전 들어 경기는 치고받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대구는 초반의 기세가 꺾인 모습이었다. 52분 황재원이 현란한 드리블로 천안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슈팅까지 가져간 것 이외엔 인상적인 장면도 없었다.

대구는 1점 차 리드를 더 벌리기 위해 주전 공격수 에드가와 고재현까지 투입했지만, 추가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골 결정력이 부족했던 대구는 결국 천안에 일격을 당했다.

천안은 82분 한석희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모따가 왼발 슛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천안은 더욱 수비적인 운영을 펼쳤다.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겠다는 노림수가 보였다.

반면에 대구의 집중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현저히 떨어졌다. 무의미한 롱패스와 크로스로 득점 기회를 낭비했다. 그나마 장점이라고 할 수 있던 세트피스 공격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연장 후반, 대구는 바셀루스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구사일생했다. 앞선 상황에서 고재현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위험 지역에서 천안 이민수의 반칙을 유도해내며 결승골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