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최지만, 빅리그 첫 같은 팀 한국인 타자 동반 홈런

입력 2023-04-12 16:12:42 수정 2023-04-12 20:16:47

배지환 9회말 역전 끝내기 홈런, 최지만은 2경기 연속 아치
슬램덩크, 칼춤 세리머니까지 두 한국인 히터의 날

1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에서 피츠버그 배지환이 9회말 끝내기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렸다. 연합뉴스
1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에서 피츠버그 배지환이 9회말 끝내기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렸다.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두 한국인 타자 배지환과 최지만이 빅리그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낸 최지만에 이어 9회말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단연 주인공이 된 배지환까지 같은 팀에서 선발 출전한 한국인 타자의 동반 홈런 기록은 빅리그 처음이다.

9회말 끝내기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던 배지환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헬멧을 벗어 오른손에 쥐더니, 힘껏 뛰어올랐다. '빅리거'를 꿈꾸던 시절, TV 중계로 본 강정호와 앤드루 매커천의 '슬램덩크 세리머니'를 직접 펼쳐보인 것이다.

최지만 역시 올 시즌 피츠버그 선수들이 홈런을 치면 더그아웃에서 벌이는 '칼춤 세리머니'를 하며 코리안 메이저리거 역사에 남을 장면을 연출해냈다.

1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에서 배지환과 최지만이 동시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이날 배지환은 1번 타자 2루수, 최지만은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둘은 지난 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MLB 최초로 한국인 타자 동반 선발 출전 기록을 세웠고, 5일 보스턴 레드삭스, 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이어 이날 네 번째로 함께 선발 출전했다.

이날 최지만은 1회에 2루타를 치고 2대 2로 맞선 6회말에는 선두 타자로 등장해 장외 솔로포를 터뜨렸다.

네 번째 타석까지 삼진 2개 포함해 무안타로 침묵하던 배지환은 4대 4로 맞선 9회말 1사 주자 1, 2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끝내기 3점포를 쏘아올렸다.

배지환은 MLB 개인 통산 2호 홈런이자, 홈경기 첫 홈런을 터뜨리면서 '같은 팀에서 함께 선발 출전한 한국인 타자가 모두 홈런을 치는 첫 기록'을 탄생시켰다. 한국인 타자가 같은 날, 같은 팀에서 안타를 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배지환은 경기 뒤 "꿈을 꾸는 것 같다. 앞 타석에서 못 쳐서, 내가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어렸을 적 당시 매커천이 홈런을 치고 '슬램덩크 세리머니' 하는 모습을 봤다. 내가 그걸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오늘 해냈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잭 스윈스키와 함께 아이스박스를 들고, 배지환이 히어로 인터뷰를 하는 중에 머리 위로 얼음을 쏟으며 후배를 축하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8년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와 계약한 배지환은 지난해 9월 24일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2022년 빅리그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6타점, 3도루를 올려 가능성을 인정받은 배지환은 올해 생애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26명)에 승선하며 '풀타임 빅리거'의 길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