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공' 204회 분석해 보니

입력 2023-04-24 11:52:20 수정 2023-04-24 16:16:06

경기대 김택환 교수

김택환 경기대 교수
김택환 경기대 교수

영국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이 말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이 21세기 지식정보 시대에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보통 사람보다 더 똑똑한 초거대 인공지능 챗GPT 4.0의 위력을 보면 특히 그러하다. 단순한 데이터에서 정보, 지식을 넘어 지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능력은 어떻게 가능한가? 좋은 방안이 최고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서다.

16년 동안 최장수 집권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매주 전문가들과 공부 토론을 해 성공적인 장기 집권이 가능했다. 경북에서도 매주 '화요일 공부하는 모임'(화공)이 햇수로 6년 차로 204회를 넘었다. 2018년 11월부터 시작한 '화공'은 매주 화요일 오전 7시 20분에 시작해 1시간 30분 동안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발표를 듣고 토론하는 공론장이다. 시민들도 듣게 유튜브 보이소로 중계한다.

특강 이후 도지사가 주재하는 '차담'은 더욱 생산적이다. 카이스트 괴짜로 유명한 이광형 총장, 안도현 시인, 요안나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까지 분야와 특강 인물도 다양하다. 필자도 138회 '경북 신(新)부흥 모델'로 특강했다. 경북도청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고 현재 연수 중인 행정안전부 황명석 국장은 "매주 유튜브로 화공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화공에 대해 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일신문 등이 34차례 보도했다.

처음으로 204회 동안 화공에서 어떤 주제들을 다뤘는지 분석했다. 국가 미래·도정과 관련해 10대 주요 범주로 분류했다. 먼저 신성장동력을 다룬 신기술·신산업·신경제 분야에 49명이 발표해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2차 산업혁명 진원지 경북을 다시 4차 산업혁명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지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내건 지방시대, 자치분권과 지방 경제에 대해 38명이, 지구 온난화라는 거대한 퍼펙트스톰에 대응하는 생태·환경에 대해 33명이 발표해 그 뒤를 이었다.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부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경북 자원의 보고를 활용하는 관광·레저·한류에 20명, 위기의 대한민국의 가장 큰 원인은 리더십에 있다는 관점에서 새 리더십에 19명, 정신문화 수도인 안동에 도청이 소재해 문화·문명·소통에 12명, 스마트팜 등 농업 대전환, 청년 창업·일자리, 외교안보통상이 각각 9명, 그리고 인재 양성·교육에 대해 5명이 발표했다. 화공을 통해 제시된 정책이나 아이디어가 도정에 반영된다. 베어로보틱스 하정우 대표의 경우 화공 발표와 더불어 투자 MOU까지 체결했다. 신산업 개발과 일자리 창출의 이중 효과를 거두고 있다.

따라서 연속성으로 화공과 인연을 맺은 전문가들을 대한민국·경북 발전의 싱크탱크로 활용하기 위해 슈퍼화공포럼을 준비 중이다. 화공을 분석한 10개 분야 포럼을 결성해 매달 개최하는 것이다. 또한 1년에 한 번 전체 화공 특강 강사들을 도청에 초청하는 그랜드화공페스타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당 실국·산하 기관과의 협력·프로젝트 개발도 모색 중이다. 화공을 통해 지사 리더십을 중심으로 도청, 산하 기관, 전문가들, 시민들이 '원팀'이 되어 4차 산업혁명 시대 경북이 대한민국을 선도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