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티웨이 옮기고 포스코 돌아와…대구경북 중추 기능 회복 신호탄

입력 2023-04-03 05:00:00

티웨이항공이 서울에 있던 본사 대구 이전을 지난달 31일 주총에서 확정했다. 본사 이전을 대구시와 약속한 지 8개월여 만에 최종 결정이 나왔다. 대구경북신공항을 개항하는 대구경북으로서는 티웨이의 대구 본사 체제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대구경북 항공 여객 및 물류 수요를 반영한 신규 노선 개설 결정 등 지역의 하늘길을 활짝 여는 역할은 물론,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지주사 전환과 함께 서울 본사 체제를 출범시켰던 포스코홀딩스도 지난달 17일 주총에서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다시 이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포항에서 성장한 기업이 본사를 서울에 두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이를 질타하는 등 여론은 한목소리로 이의 부당함을 지적해 왔다. 결국 포스코홀딩스는 서울을 고집하는 일부 이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나고 자란 포항의 품으로 돌아오는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이 누리는 권력은 대통령실·국회·대법원을 비롯한 기관의 집중 탓도 있지만 기업 본사 소재지를 싹쓸이해 놓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확대·재생산돼 왔다. 새로 생기는 기업은 물론, 포스코의 사례처럼 지역에서 싹을 틔우고 큰 열매를 맺은 기업들조차 본사를 서울로 옮기려 하거나 실제로 떠나 버렸다. 기업 본사의 서울 집중은 서울에는 알곡을, 지역에는 껍데기만 남기는 결과를 초래했고,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심각한 국토 불균형 발전을 가져왔다.

대구경북은 최근의 낭보를 신호탄으로 삼아 대구경북 기업 본사 체제를 확대, 과거 지역의 전성기 때 누렸던 중추 기능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변방이 아닌 중심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업 의사 결정권을 보유한 기업 본사가 지역에 있어야 한다. 주소만 옮겨 와서도 안 되고 실효적 이전을 이뤄 내야 한다. 강력한 지방분권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는 지방 본사 체제를 갖추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세금을 아예 없애 주는 파격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