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가요] "류진숙이 부릅니다, 어마이 어마이~", 뽕짝 뉴진스 이유있는 인기

입력 2023-03-21 12:36:15 수정 2023-03-21 19:51:42

인기 걸그룹 뉴진스 트로트·뽕짝 리믹스 버전 인기
뉴진스 노래 작곡한 프로듀서 250 영향
뽕 음악 제작한 250, 한국대중음악상 4관왕

NewJeans (뉴진스) - 어마이, 어마이가 (OMG 효도 리믹스 버전) 영상. 릴기모치 유튜브 화면 캡처.
NewJeans (뉴진스) - 어마이, 어마이가 (OMG 효도 리믹스 버전) 영상. 릴기모치 유튜브 화면 캡처.

'류진숙이 부릅니다 어마이가 어마이가~'

2개월 전 업로드 된 한 유튜브 영상. 영상 썸네일 사진에는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상징 '토끼' 캐릭터가 무테안경에 베이지색 모자와 꽃무늬 셔츠를 착용하고 있었다. 영상을 재상하자 구수한 '뽕짝' 가락부터 흘러나왔다. 제목은 '뉴진스 어마이가 어마이가(OMG 효도 리믹스버전).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인기곡 OMG를 뽕짝 버전으로 편곡한 것으로 다소 이질적이지 않겠냐는 생각도 찰나, 2분 내도록 흘러나오는 흥겨운 뽕짝 가락은 뉴진스 노래와 그야말로 찰떡이었다.

수많은 누리꾼들도 즉각 장단을 맞췄다. "이게 진정한 뽕의 정서…?", "국민 트로트 류진숙씨 인기가 대단하네요", "류진숙 선생님의 어마이가~♡ 옛생각에 눈시울이 찡…" 등 일명 재치 있는 '드립'을 날리는 댓글이 300여 개 달렸다.

최근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대표곡들이 트로트, 뽕짝 버전으로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업로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의 배경엔 뉴진스 노래를 만든 프로듀서 '250(이오공)'의 뽕짝 외길 인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튜브에
유튜브에 '뉴진스 트로트 버전'을 검색하니 관련 여러 콘텐츠들이 뜬다. 유튜브 화면 캡처

◆핫한 뽕짝 뉴진스

21일 유튜브에 '뉴진스 트로트'라고 검색하자 관련 영상이 수십 개 떴다. 'NewJeans(뉴진스) - Ditto (Trot Remix)'부터 시작해 'NewJeans (뉴진스)-국희 (Cookie 팔도유람 관광버스 버전)', 'NewJeans (신바람 뉴진스)-OMG (뽕짝 cover)' 등 콘텐츠들이 줄을 이었다. 리믹스 버전 음악을 탄생시킨 계정 운영자들은 영상 이미지로 쓸 뉴진스 앨범 커버도 레트로풍으로 재탄생시키면서 가수 명을 '유진숙', '류진숙'으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누리꾼 반응도 뜨거웠다. 특히 이들은 해당 콘텐츠를 단순히 웃기거나 장난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잘' 만든 트로트 노래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많게는 900여 개의 댓글도 달리면서 "희한하게 트로트가 잘 어울린다", "정식 리믹스로 채택해 (뉴진스) 앨범에 넣어줘야 한다", "억지로 뽕짝 느낌이 아니라 진짜 있을법한 트로트처럼 만들어 놨다"는 등의 평이 이어졌다.

프로듀서 250. 한국대중음악상 유튜브 화면 캡처
프로듀서 250. 한국대중음악상 유튜브 화면 캡처

◆이유있는 인기, '뽕' 새역사 쓴 프로듀서 250

단순 반짝하는 패러디 열풍일까. 뽕짝 뉴진스 바람은 이유 있는 인기였다. 비결은 뉴진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로듀서 '250(이오공)'. 그는 디토부터 하입 보이까지 뉴진스의 대표곡을 만든 장본인으로 NCT 127의 '내 Van'·'Chain', ITZY의 'Gas Me Up' 등에도 참여하며 활약을 펼쳐왔지만 무엇보다 '뽕'으로 새역사를 쓴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3월 첫 번째 정규 음반인 '뽕'을 공개했다. 트로트의 하위 장르인 뽕짝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뽕'을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의 화법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250 씨는 뽕 음악을 만들기 위해 동묘 앞 시장을 전전하기도 하고 대표 트로트가수 이박사를 만나는 등 뽕에 대한 답을 찾고자 적극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음반 '뽕'은 발매 후 전 세계 곳곳에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도쿄의 레코드샵 'LOS APSON?'이 꼽은 연간 베스트 음반 목록에서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영국의 가디언지는 그를 '국제적 보물(International treasure)'이라 부르며 음악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 같은 성과로 지난 6일 열린 한국대중음악상에서 250 씨는 '올해의 음반'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일렉트로닉 음반', '최우수 일렉트로닉 노래' 등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당시 한국일보에서 대중음악 평론가 11인에게 취합한 올해의 음반에서도 '뽕'은 가장 많은 평론가들이 언급한 앨범이었다.

해당 기사에 의하면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뽕을 "힙스터를 위한 트로트 앨범"이라고 소개했고 김학선 평론가는 '이박사부터 뉴진스까지를 오가는 전방위 프로듀서의 한국식 라운지 음악'이라 말했다. 정원석 평론가도 "250은 K팝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도 활동 중인데 개인 앨범은 상업성이나 트렌드를 뒤집어 작가주의적 면모를 보인다"며 "우리나라 트로트와 뽕짝에 대한 연구서나 논문 같은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듀서 250은 올해 새 음반 제작과 더불어 오는 6월에는 일본 투어를 떠날 예정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