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차기 원내대표 경쟁
지난 총선 참패에 명분 잃어…윤, 야당과 협상 경험 적임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 출마설…당내 높은 평가에 거취 관심
집권 여당의 차기 원내대표를 두고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주호영 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의 임기는 내달 8일까지다.
19일 현재 윤재옥(3선) 의원과 김학용(4선)·박대출(3선)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고 동료 의원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 출신의 김기현 대표와 같은 지역은 안 된다는 이른바 '지역 안배론'이 당내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형국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참패한 탓에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이 19명(재보궐선거 당선자 포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이라는 거창한 명분에도 정작 경선 결과를 가를 실질적인 표는 19명 밖에 되지 않아 파괴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당내 세력판도를 고려하면 현직 의원 58명이 포진한 '영남'을 수구세력으로 폄하하는 선거 전략은 필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타공인 '선거의 달인'인 현역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선거에서는 철저하게 실리를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한다"며 "지금 당내에서 지역 안배론은 영남 국회의원들의 반발심을 자극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 안배론이 힘을 잃으면서 자연스레 표밭을 다져온 '친윤'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구을)에게 동료 의원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당 안팎에선 ▷윤석열 대통령 의중 ▷대야 협상력 ▷지역 국회의원 표심 결집 여부 ▷중량감 등이 여당 원내대표 경선의 판도를 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전을 벌이고 있는 3명의 후보군 가운데 친윤 주류와 가장 가까이 소통하는 인사는 윤 의원이다. 윤 의원은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중앙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당 관계자는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대통령실의 조직력 가동이 훨씬 용이하고 전당대회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라'는 당원들의 의중이 확인됐기 때문에 친윤계 원내대표 후보의 승산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선 민주당과의 협상 경험이 있는 인사가 여당의 원내전략을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후보군 중 유일하게 윤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의 의석 분포와 총선이 1년여 남은 시점 등을 고려하면 여당의 원내대표는 대야 협상 경험이 풍부한 전략통이어야 한다"며 "야당도 사력을 다해 현직 대통령과 정부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릴 텐데 협상이 서툰 원내대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이 나와 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 장관과 윤 대통령과의 관계와 중량감, 당내 평판 등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권 장관 거취에 따라 경선판이 흔들릴 수 있다.
당 관계자는 "경선이 4월 초에 치러지면 권 장관이 출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선시기가 늦어지면 국회로부터 탄핵을 받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를 포함해 개각수요가 있기 때문에 권 장관의 등판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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