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방탄 논란' 당헌 80조 삭제 공방…조응천 “李 대표, 연말 퇴진 너무 늦어”

입력 2023-03-16 18:11:36 수정 2023-03-16 21:12:01

친명계 장경태 "불필요한 오해 없도록 공천 제도가 마무리 된 후 검토 시작할 것"
비명계 조응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나…당헌 80조 적용 안 하는 내로남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좋은미래-당대표 간담회에서 더좋은미래 대표인 강훈식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좋은미래-당대표 간담회에서 더좋은미래 대표인 강훈식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주류들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빠른 퇴진을 압박하는 가운데 주류 측이 당헌 80조 삭제 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헌 80조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됐을 때 당직을 정지하되, 정치보복으로 인정되면 당무위원회 의결로 이를 취소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당선이 유력했던 이 대표의 검찰 수사를 앞두고 사전에 대비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정치혁신위원회가 최근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친명계는 논란이 확산되자 일단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내홍 수습을 위해 연일 스킨십을 늘려가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장경태 당 정치혁신위원장은 이날 SNS를 통해 당헌 80조 삭제 논의 관련 "현재는 제안을 취합 정리하는 수준"이라며 "논의가 시작된 것이 아니다.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공천제도가 마무리된 이후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을 어떻게 하나로 뭉칠지가 많이 언급되는 가운데 또 다른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이라며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지만, 그 시점이 지금은 아니지 않나"라고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최근 의원들과 소통을 늘리며 내분 수습에 진력하는 등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당헌 80조 삭제는 검찰 수사에 대한 장기전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비명계는 당헌 80조 삭제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나"라며 "'우리 당은 이렇게 거듭나겠다' 해놓고 제대로 (당헌 80조를) 적용도 안 하는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 친명계에서 제기된 '질서 있는 퇴진론'에 대해 "(이 대표의) 단계적 퇴진론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퇴진 시점이) 연말이라고 하는 건 너무 멀다"고 말했다.

그는 당을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에 빗대 "(당 상황이 연말에는) 거의 침몰 직전일 수 있다. 어딘가 구멍이 나서 물이 새어들고,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며 "빨리 구멍을 메우고, 어디에 빙산이 있는지 빨리 찾아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