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기현 당 대표 당선? 능력 아니고 대통령이 점지해준 것"

입력 2023-03-14 21:11:30 수정 2023-03-14 21:35:51

신평 "김장연대 성사도 능력 아니겠느냐" 지적에, 진중권 "모두가 '친윤' 주장" 반박

진중권 교수. 매일신문DB
진중권 교수. 매일신문DB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계 김기현 대표가 과반 득표를 얻어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을 두고 "능력이 아니고 대통령께서 점지해 주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1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김기현 후보의 개인기가 아니라 '김장연대' 등 대통령 최측근의 힘을 얻었다. 유권자들이 대통령이 잘 되기 바라기 때문에 힘을 실어준 거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진 교수는 "대통령실의 행정관들이 선거운동까지 했다. 분명히 현행법 위반이다"라며 "반헌법적이고 사실상 선거가 아니다. 대통령께서 임명을 해버리면 되지 선거라는 제도를 왜 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교수의 이 같은 발언에 함께 출연한 신평 변호사는 "진 교수님은 김기현 대표를 좀 과소평가하시는 게 아닌가 싶다. 그분(김기현 대표)이 처음에 낮은 평가를 받은 건 사실인데 '김장연대'를 이룸으로써 어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건 사실이다. 그 '김장연대'를 성사시켰다는 것도 능력 아니겠느냐"고 김 대표를 두둔하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자 진 교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후보들 간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구애 경쟁이 거셌던 점을 짚으며 반박했다.

그는 "능력이 아니고 대통령께서 점지해주신 거지 그게 왜 본인의 능력이냐"면서 "모든 사람들이 '나는 친윤이다'라고 얘기를 했다. 나경원도 '친윤이다'라고 하고, 안철수도 '대통령과 연대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안철수 (후보)도 대통령과 연대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연대라는 발언 자체도 '신성모독'이라고 했다. 대통령과 연대를 하겠다, 같이 하겠다, 이 발언도 못 하게 하는 그런 선거가 북한 선거지 대한민국 선거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교수가 이어 "진 교수님은 80여 만 책임당원들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김기현 당 대표를 임명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저는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진 교수는 "저는 집단지성의 결과라기보다 1인 몰지성의 결과라고 본다. 예를 들어 유신헌법 때는 국민들한테 안 물어봤느냐, 통보가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또 한때 김기현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신 교수를 향해서는 "김기현 후보가 안철수 후보보다 어떤 점이 더 나은 지를 말씀을 해주셔야 된다. '당원들, 안철수 뽑아봐, 그럼 대통령 탈당할 거야, 그럼 당 꼴이 뭐가 될 거야? 너희들 알아서 판단해' 이런 식"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대통령)계 인사들로 채워진 점을 지적하며 "도대체 당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중도층이 호응하겠느냐"며 당의 우경화를 경계하기도 했다.